캄보디아 찾는 한국인 한 달 새 16%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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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찾는 한국인 한 달 새 16% 줄어
사기·감금 사건 여파 항공 예약율 ↓
“앙코르와트에 가보는 게 여행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는데 당분간 미뤄야 할 것 같네요.”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사기·감금 사건이 조명되며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제보팀장 의뢰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내 성인 10명 중 8명이 “캄보디아 범죄 사태가 동남아 여행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캄보디아 씨엠립의 앙코르와트. 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최근 급증한 한국인 대상 온라인 사기·납치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범죄 공조체계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약속하며 신뢰 회복 의지를 밝혔지만 관광객들 사이에서 아직 캄보디아 여행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다.

캄보디아 행을 택하는 여행객은 10월 들어 감소세를 그리고 있다. 최근 트립닷컴에 따르면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가는 지난 10월 항공 예약율을 전월 대비 비교했을 때 약 16%가량 감소했다. 트립닷컴 측은 “특히 캄보디아의 일부 지역 여행경보 4단계가 발령된 지난 15일 이후 항공 예약은 전주 대비 29%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재 트립닷컴은 24시간 운영되는 한국어 고객센터를 통해 여행객들의 우려사항 또는 문의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베트남, 태국, 라오스, 미얀마 등 인접 동남아 지역의 경우 전달과 비교했을 때 큰 변동은 없었다.

여행업계는 캄보디아 자체가 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여행지가 아니었다보니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전체 여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매우 제한적인 국가여서 실제 비중은 크지 않다”며 “자사 기준 3분기 기준 동남아 지역 예약 가운데 캄보디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1%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내년 초 예정된 항공사 동계 부정기편과 여행상품 일정 조정 등 향후 영향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캄보디아행을 주저하는 분위기는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캄보디아는 수도 프놈펜에 대규모 신공항을 개장하며 관광산업 부흥에 나섰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줄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8월 캄보디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405만명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2015년 470만명에서 지난해 670만명까지 꾸준히 늘던 추세가 올해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감소 원인으로는 태국과의 국경 교전과 온라인 사기 조직 문제가 동시에 거론된다. 지난 7월 하순 국경지대 교전으로 최소 48명이 숨지고 육로 통행이 차단되면서 여행 불안이 확산됐다.

캄보디아 관광부는 “외국인 감소는 국경 폐쇄 때문이며 사기 조직 문제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다만 터치 코살 캄보디아관광노동조합(CTWUF) 위원장은 “온라인 사기 조직의 범죄가 외국인 감소의 핵심 원인”이라며 “관련 뉴스를 본 관광객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달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했다. 현재 캄폿주 보코산, 바벳시, 포이펫시는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됐다. 시하누크빌주는 3단계 ‘출국권고’ 지역으로 상향됐다. 이외 전 지역에는 2단계 ‘여행자제’ 경보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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