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마켓과 네이버가 차세대 이커머스 주도권을 쥐기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건 인공지능(AI) 활용성이다. 두 회사는 나란히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차세대 플랫폼 경쟁에 뛰어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마켓은 현재 가장 취약한 부분을 노후화된 플랫폼으로 보고 전면 개편한다. 총 7000억원 규모의 재도약 투자 중 1000억원을 AI 기술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마켓은 “이번 투자는 알리바바가 축적한 AI 기술력과 노하우를 적극 도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특히 딥러닝 기반의 정교한 상품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고, 셀러의 판촉을 돕는 광고 효율화에도 AI를 활용한다. 제임스 장 대표는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AI는 향후 5년간 이커머스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변화”라며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신세계의 물류 생태계를 결합해 셀러와 고객 모두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우 지마켓 PX본부장도 “기존 시스템은 안정성과 확장성 모두 개선이 필요하다”며 “알리바바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2027년까지 글로벌 수준의 플랫폼으로 재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 보호 대책도 강화한다. 김 본부장은 “지마켓 고객 정보는 독립된 국내 서버에서만 관리되며, AI 학습 데이터에는 개인 식별 정보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보안 체계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네이버 역시 AI를 앞세워 ‘개인화 쇼핑’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사업 부문장은 지난달 ‘네이버 커머스 밋업’에서 “그동안 네이버 커머스는 판매자 중심 전략으로 성장해 왔다”며 “AI 커머스 시대에는 그동안 친판매자 생태계 경험을 기반으로 친사용자 생태계까지 성장해 나가며 사용자 단골력을 높이기 위해 대형 브랜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구매 이력뿐 아니라 블로그·카페 검색 데이터까지 분석해 이용자 맞춤형 상품을 제안할 계획이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AI는 과거 이력에 맞춘 유사상품 추천을 넘어 이용자의 ‘테마’를 읽어 블로그·카페 등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와 연동해 제안할 예정”이라며 “AI 기반 쇼핑 에이전트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통 공룡’ 쿠팡도 AI 투자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쿠팡은 지난 22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개막한 2025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5)에 참가해 ‘쿠팡의 AI(인공지능)·로보틱스가 만드는 유통·물류 혁신’을 주제로 부스를 운영했다. 쿠팡은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결합해 물류 효율을 극대화하고 전국 인프라를 확충해 2027년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00% 무료 로켓배송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해 지역 물류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