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 김종혁 '주의'·조병길 '제명'..."표현은 자유, 돈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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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 김종혁 '주의'·조병길 '제명'..."표현은 자유, 돈은 안돼"
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여상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장.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3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를 내리고,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에 대해서는 '제명'을 의결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비리나 투기 등 금전 문제에 대해서는 엄히 징계해야 하지만, 정치적 견해 표현은 민주국가에서 보장돼야 한다"며 김 전 최고위원을 징계하지 않고 주의로 종결한 이유를 밝혔다.  

윤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고 계파 갈등을 조장하며 '해당행위' 논란이 일었다는 사안과 관련해, 지난 9월 심의를 거쳐 오랜 논의 끝에 이날 결론을 냈다. 만약 윤리위가 '계파 논란'을 이유로 중징계를 내린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 위원장은 "김 전 최고위원이 최근 두 달간 당내 반대파 공격이 아니라 국민의힘 반대세력 비판 중심의 발언을 이어간 점을 감안했다"며 "향후 당내 분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최고위원의 행보를 문제 삼기보다는 내부 결속의 필요성을 우선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조병길 사상구청장에 대해서는 구청장 취임 이후 사상구 내 부동산을 매입한 행위가 공직자 윤리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민의힘이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재산 문제를 강하게 비판해온 만큼, 당 내부 금전 논란에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내로남불'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여 위원장은 "조 구청장이 '투기 목적이 아니고 도장만 찍었다'고 소명했지만, 공직자는 '오비이락(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식)의 오해도 사서는 안 된다"며 "우리 당이 금전 문제로 남을 공격하려면 스스로 깨끗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이런 이유에서 조 구청장에 대해 제명을 결정했다.  

인천의 한 당협위원장 관련 성비위 의혹에 대해서는 당내 추가 조사를 거치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여 위원장은 "양측 소명은 들었지만 객관적인 '제3의 증거'가 부족하다"며 "윤리관을 지정해 인천 현지에서 관계자 소명을 직접 듣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 위원장은 이날 윤리위 결정 과정을 두고 "지도부와의 교감은 전혀 없었다"며 "민주적 정당이라면 특정 계파 성향이나 의견 차이를 이유로 강한 징계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신진영 기자, 박종호·김민재 수습 기자 yr2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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