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원주 DB 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DB와 현대모비스의 2라운드 경기, OTT 스트리밍 도중 일부 기기에서 4쿼터 종료 직전 중계 화면이 송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사진=티빙 캡처 “경기가 아직 안 끝났는데… ‘종료된 경기입니다’라고요?”
남자프로농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2년 차, 중계 품질을 둘러싼 팬들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한국농구연맹(KBL)과 티빙이 시험대에 올랐다. 유료 중계인 만큼 책임감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티빙은 지난 시즌부터 KBL의 독점 스트리밍을 맡고 있다. 2027~2028시즌까지 총 네 시즌에 걸쳐 KBL 주관 대회 중계 방송권, 영상 사업권, 해외 중계권 등 전반적 권리를 포함한 계약을 체결했다. 야구에 이어 농구까지 스포츠 중계 ‘유료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선 순간이다.
중계 품질 안정화와 관련해선 허들이 높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티빙 중계(TVING 중계 포함)’ 관련 온라인 언급량은 1482건으로 집계됐다. 긍정 비율은 58.7%로 절반을 웃돌았다. ‘느리다’, ‘싫다’, ‘아쉽다’,‘짜증나다’ 등 중계 품질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연관 키워드도 적잖았다. OTT 중계에 대한 평가 기준이 높아졌다는 점을 보여준다.
사진=티빙 제공 한 스포츠 마케팅 관계자는 “스포츠 OTT라면 미리 갖춰야 했을 핵심 기능들이 다소 늦게 도입된 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료 중계인 만큼 단순 ‘시청 가능’ 수준을 넘어 안정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며 지적했다.
올 시즌에도 불안정한 중계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 1일 원주 DB 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DB와 현대모비스의 2라운드 경기에서는 4쿼터 종료 직전 중계 화면이 송출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일정 시간 동안 영상이 멈춘 뒤 복구됐지만, 시청자들은 경기의 결말을 제때 확인하지 못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제종료 아니냐”, “또 일어났다” 등 불만이 잇따랐다.
지난달 10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소노와 LG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온 바 있다. 경기 후반 중 일부 구간에서 화면이 끊기거나 지연되면서 경기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신뢰 회복이 급선무다.
사진=티빙 제공 KBL 측은 “1라운드 당시 송출 오류는 망 관련 이슈였고, 망 신규 설치와 신호 점검 등을 통해 해결했다”며 “이번 DB-현대모비스전은 신호 문제가 아니다. 일부 기기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티빙과 곧바로 소통해 원인 분석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강화 등 피드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물론 나아지고 있는 과정이다. 시청자가 여러 경기를 한눈에 비교하거나, 중계 중 놓친 장면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실시간 소통과 함께 경기를 즐기는 시청 문화도 자리를 잡아간다. 일부 콘텐츠는 실험 단계다. 오는 14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의 경우 현장음을 중심으로 한 중계가 진행될 예정이다.
‘과도기적 불안정’을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팬 중심의 맞춤형 중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KBL 관계자는 “티빙, 주관방송사들과 함께 프로농구 중계 품질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아직 보완할 부분이 남아 있다. 팬들이 더 안정적이고 현장감 있는 중계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