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11년 만에 컨테이너 1만개를 한번에 실을 수 있는 대형선 건조에 나선다. 미국의 조선업 부활 구상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효과까지 겹치면서 높은 수익성도 기대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구 영도조선소에서 한국해양기자협회와 만나 "연내 외국 선주와 1만1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수주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HJ중공업은 한진중공업 시절인 2014년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처음 수주한 데 이어 이듬해인 2015년 당시 '꿈의 선박'으로 여겨지던 2만TEU급 초대형선 계약도 따냈다. 하지만 영업적자 누적으로 2016년부터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게 됐고 대형선 건조를 전담하던 필리핀 수빅조선소도 매각됐다.
유 대표는 "5년여간 산업은행 체제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상선을 못 만들면서 지금은 9000TEU급 컨테이너선이 최대 규모"라고 했다. 이어 "한동안 컨테이너선을 만들지 않았더니 새로운 선주들이 발주를 꺼렸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우리 배를 타보고는 '옛날 한진의 저력이 남아 있다'고 평가해 줘서 굉장히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한 구상도 밝히며 "유지·보수·정비(MRO)는 HJ중공업의 전문 분야"라고 했다. 유 대표는 "MSRA(함정정비협약·미 정부가 조선소의 함정 MRO 능력을 공식 인증하는 절차)를 위해 지난 9월 말 실사단이 다녀갔고 이달 말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부터 유조정이나 탄약선 같은 비전투 선박은 MSRA 체결 없이도 MRO를 할 수 있어서 이미 입찰했고 1~2개월 후 발표가 날 것"이라고 했다.
HJ중공업은 해군작전사령부가 맨눈으로 보일 만큼 가까이 있는 조선사로 군함 건조와 MRO를 다수 수행해 온 특수선 강자다. 한진중공업 시절 대형수송함인 독도함과 마라도함을 건조했고, 최근에는 평균 40노트(시속 약 74㎞)의 고속상륙정을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 조선사로 명성이 높다. 이날 찾은 HJ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는 독도함과 고속상륙정의 MRO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다.
유 대표는 "11년간 적자를 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했다. 올해도 흑자일 것"이라고 했다. 또한 "지금 수주해 둔 것으로 내년부터 흑자 폭이 더 커지는 등 앞으로 2~3년 동안 지속해서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마스가 프로젝트는 지금 실적에서 보너스"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 대표는 해양수산부와 관련 기관의 부산 이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정부와 관련 기관이 인접해 있으면 유리한 점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부산과 경남이 70%를 담당하는 조선 기자재 업종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사는 (재)바다의품과 (사)한국해양기자협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부산=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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