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도로공사 찾아온 깜짝 스타… 순항 중심에 선 ‘고3 MB’ 이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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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후보’ 도로공사 찾아온 깜짝 스타… 순항 중심에 선 ‘고3 MB’ 이지윤
한국도로공사 이지윤(가운데)이 득점을 올리고 팀 선배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KOVO 제공
여고생 미들블로커, 뜨겁게 V리그 코트를 누빈다.

여자프로배구 한국도로공사는 IBK기업은행과 함께 올 시즌 유력한 우승후보 ‘2강’으로 꼽혔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페퍼저축은행과의 시즌 개막전에서 ‘백전노장’ 배유나가 어깨 탈구 부상을 입었다. 팀이 자랑하던 배유나-김세빈 트윈 타워에 찾아온 불행, 최소 2주에서 길게는 3~6주까지 자리를 비우는 악재였다. 설상가상으로 개막전마저 세트스코어 2-3으로 놓쳤다.

불편한 신호 속에서 구원자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2007년생 중앙여고 3학년 미들블로커 이지윤이다. 지난 9월 2025~2026 KOVO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특급 유망주다.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온 출전 기회에도 떨지 않고 존재감을 펼쳐 놓는다.

지난달 25일 흥국생명전에서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1개 포함 10득점(공격성공률 66.67%)으로 강렬하게 데뷔해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다. IBK기업은행전(5점), GS칼텍스전(7점)으로 이어지는 3연승 과정에서도 신 스틸러를 자처했다. 새싹의 활약 속에 한국도로공사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 싸움에 참전하게 됐다.

188㎝의 훌륭한 신체조건을 갖춘 이지윤은 연령별 대표팀에서 차곡차곡 태극마크를 짊어진 특급 유망주다. 지난 8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21세 이하(U-21)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대표팀 에이스로 빛났다. 여자배구 차세대 스타다운 잠재력을 벌써 V리그에 수놓는다. 심지어 아직 고교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 여고생 미들블로커의 존재감이 더 크게 다가오는 배경이다.

한국도로공사 이지윤이 팀 승리를 이끈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행복한 비명을 내지르는 한국도로공사다. 유망주 농사에서 연신 대박이 터진다. 3연속 1순위 지명 행운이 발판이 된다. 2023~2024 드래프트에서는 트레이드로 가져온 페퍼저축은행의 1라운드 지명권으로 김세빈을 데려왔다. 2024~2025 드래프트는 2번째로 높은 30%의 확률로 1순위 순번을 챙겨 세터 김다은을 품었다. 이지윤을 호명한 직전 드래프트에서는 더 낮은 20%의 확률로 1순위에 뽑히기까지 했다. “앉아서 땡잡았다”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의 감상평, 우주의 기운이 팀을 돕는다.

심지어 3명 모두 기대에 100% 부응한다. 김세빈과 김다은은 데뷔 시즌부터 주전으로 활약한 끝에 구단 최초 2연속 신인왕 수상이라는 굵직한 역사를 써냈다. 올 시즌도 여전히 김천의 코트를 지킨다. 바통을 받은 이지윤이 누구보다 빠르게 신인왕 레이스에 참가한 만큼, 한국도로공사의 3연속 신인왕 석권을 향한 기대감도 함께 부푼다.

이지윤은 내친김에 붙박이 주전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지금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면 배유나가 부상을 딛고 돌아와도 선발 복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 1989년생 배유나의 나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김 감독은 “배유나, 김세빈 둘만으로 36경기 전부를 뛰기는 힘들다. 이지윤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자원”이라며 치열한 주전 경쟁을 예고했다.

이지윤(오른쪽)이 지난 9월 열린 2025~2026 KOVO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된 후,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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