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BC카드 사옥. [사진=우리카드, BC카드]우리카드와 BC카드의 협력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독자 결제망 추진으로 '탈BC 전략'을 추구하던 우리카드가 회원 감소와 외형 축소에 직면하자, BC카드와 워킹그룹을 통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가동하기로 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와 우리카드는 워킹그룹을 출범하고 정례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워킹그룹은 김호정 BC카드 상무와 이기수 우리카드 경영기획본부장을 이끌며 △독자 프로세싱 전환 지원 △상품·서비스 공동 개발 △신사업 협력을 주요 과제로 설정해 운영된다.
우리카드는 BC카드의 2대 주주(지분 7.65%)이나, 지난 2021년부터 독자 결제망 구축을 추진했다. 2022년 독자가맹점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2023년에는 자체 결제망을 선보이며 결제망 제공 사업을 하는 BC카드와의 결별 수순을 밟았다. 이에 당시 지분 매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카드가 자체 카드를 발급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서, 회원 수 확대 효과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 말 기준 우리카드 개인 신용카드 회원 수는 706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 709만6000명, 2024년에는 700만4000명 수준을 기록해 사실상 700만명대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2년 사이 전업 카드사 8곳 가운데 회원 수가 줄어든 곳은 우리카드가 유일했다.
BC카드 역시 수익성에 타격을 입었다. 2022년 이후 농협은행, 하나카드 등 주요 회원사가 자체 결제망을 도입하며 이탈했고, 유일하게 남아 있던 전업 은행인 우리은행까지 독자망을 선언한 것이다. 특히 우리카드는 BC카드 결제 대행 수익의 40%를 차지했던 핵심 고객사로, 이에 수익성도 감소해 BC카드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줄었다.
다만 이번 협력이 곧 우리카드의 독자 결제망 전략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카드는 독자망 구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운영 부담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BC카드와 신사업 협력에 나선 것이다. BC카드 역시 핵심 고객사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디지털 기반 등 신사업 확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평가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BC카드 지분 문제는 이번 협력과 무관하다"며 "양사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 고객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이서영 기자 2s0@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