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북현대모터스FC 제공 “K7 리그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합니다.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10번째 우승을 맞아 우승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거스 포옛 전북 감독을 비롯해 주장 박진섭, 전진우, 송범근, 이승우, 최철순, 홍정호 등이 참석해 우승 소회를 밝혔다.
레전드가 눈물을 보였다. 2006년 전북에서 데뷔한 최철순은 20년 동안 10번의 우승을 모두 경험했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축구화를 벗는다. 마지막이 다가오는 만큼 은퇴도, 은퇴식도 점점 가까워진다. 결국 눈물을 훔쳤다. 그는 “(은퇴식에서) 나도 빛나면 좋겠지만, 나를 위해 고생해 준 가족들이 빛났으면 좋겠다. 구단에서 많은 준비를 해주시는 것 같은데 감사하다. 앞으로도 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환호성을 받으면서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영원한 안녕은 아니다. 최철순의 축구 인생은 계속 이어진다. 그는 “(은퇴 결정에) 가족의 의사가 컸다. 가족들이 '좋을 때 잘 마무리 짓자'고 했다. 난 어디 가서든 축구하고 있을 것 같다. 은퇴한 (내년 시즌에는) K7 리그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여전히 달릴 수 있어 행복하다”며 “현재 스포츠의학, 트레이닝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 준비하고 있다. 어떤 트레이닝이 좋다기보단, 스트레스를 안 받고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그런 거로 생각하고 있다. 어렵지만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전북현대모터스FC 제공 거스 포옛 감독이 직접 ‘레전드’라 부를 정도로 전북에서 쌓은 공이 크다. 최철순은 “(아마 내) 이름을 제대로 몰라서 그렇게 부르셨던 것 같다”고 농담한 뒤 “감독님께서 (그렇게) 불러주셨다는 거에 감사함을 느낀다. 나와 많은 소통을 하셨다. 더 좋은 선수가 돼 감독님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철순의 별명은 ‘최투지’다. 그는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별명”이라며 “가장 기억에 남는 우승은 2009년에 처음 우승했을 때다. 팬분들이 다 내려와 주셨는데, 그때 전북이 앞으로 우승을 많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던 것 같다. 전북에 도움이 됐던 선수로 남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전북현대모터스FC 제공 동료, 후배들의 우상이다. 홍정호는 “20년 동안 우승컵 10개 들었으면 그거로 설명이 다 됐다”고 웃었다. 이승우는 “현실적으로 제2의 최철순이 되긴 어렵겠더라. 앞으로 20년을 더 해야 하는데 그럼 40살이 넘어간다. 그러면 제2의 홍정호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철순의 길을 따라 걷는 홍정호는 내년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다. 그는 “아직 전북에서 할 수 있는 게 많다. (구단과 계약과 관련해) 이야기된 건 아니지만, 좋게 봐 주셨으면 좋겠다. 전복 외에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바람이 있다면 철순이 형처럼 (전북에서)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다. 그렇게 되길 기다리고 있어서, 좋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전북현대모터스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