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직장인 김모 씨(47)는 최근 손끝이 자주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반복됐다. 처음에는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밤에도 통증이 심해지면서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단순 순환 장애가 아닌 신경이 눌려 생긴 말초신경병증 초기 단계였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손발이 저리고 시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럴 경우 혈액순환 문제로 여기고 찜질이나 혈액순환 개선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칫 신경 손상으로 인한 ‘말초신경병증’이 원인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말초신경은 팔·다리의 감각과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신경계다. 손상되면 저림·감각 둔화·통증·근력 약화 등이 발생한다. 손발 끝에서 시작되는 이상 감각은 말초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로 꼽힌다.
이담외과 김현규 대표원장(혈관외과 전문의)은 “손발저림을 단순히 혈류 문제로 여겨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말초신경병증은 혈관 문제, 신경 압박, 당뇨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원인 감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 불균형으로 인한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흔하게 나타난다. 혈당이 높아 신경이 손상되면 저림이나 화끈거림, 감각 둔화가 생긴다. 심할 경우 상처나 궤양이 생겨도 통증을 느끼지 못해 감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를 흔히 ‘당뇨발’이라고 부른다.
이담외과는 혈관외과·정형외과·성형외과·내과가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운영해 복합 원인을 동시에 진단하고 치료한다.
혈관 초음파검사, 동맥경화도검사(ABI), 혈액검사 등 정밀 검진을 통해 손상 부위와 원인을 세밀하게 파악한다.
또한 ‘전기신경도수치료’를 통해 신경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고 신경 자극을 조절함으로써 저림·통증 등 일시적 신경 증상을 빠르게 완화한다. 이와 함께 혈관외과적 치료를 병행해 혈류 개선과 신경 회복을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고압산소·광양자·킬레이션 치료로 신경 회복 보조
최근에는 고압산소치료, 광양자치료, 킬레이션치료 등이 말초신경병증 회복의 보조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고압산소치료는 대기압보다 높은 환경에서 100% 산소를 흡입해 혈액 내 용해 산소량을 늘려, 손상된 신경의 산소 공급과 염증 완화를 돕는다.
광양자치료는 특정 파장의 빛을 신경·근육 조직에 조사해 세포 내 에너지 대사를 촉진하고 염증을 억제, 통증 완화와 신경 회복을 촉진한다.
킬레이션치료는 체내 중금속을 배출하고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혈관 내피기능과 미세순환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
김현규 원장은 “이 세 가지 치료는 혈류·신경·대사 기능을 함께 개선해 신경손상 회복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당뇨나 순환장애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조적으로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증상이 겨울철에 호발하는 것은 추위로 말초혈관이 수축하면 혈류가 줄어들어 신경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증상이 지속되면 단순한 냉증이나 피로로 생각하지 말고, 증상이 지속되면 신경학적 원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