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고에서 발굴된 ‘임시정부환영가’… ‘해방의 소리, AI로 담다’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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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고에서 발굴된 ‘임시정부환영가’… ‘해방의 소리, AI로 담다’서 공개
“잊혔던 ‘역사’를 국민에 다시 알려주는 특별한 시도”
1945년 11월 23일 여의도 비행장에 미군 수송기 한 대가 착륙했다. 문이 열린 후 김구, 김규식, 조소앙, 조완구 등 대한민국임시정부 요인이 땅을 밟았다. 1919년 상하이에서 태동한 임시정부가 27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뜻깊은 순간이었으나 미 군정 견제로 개인 자격으로 입국해야 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임시정부는 19일에서야 서울운동장에서 열린 환국봉영회에서 국민을 만날 수 있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개관 80주년을 맞아 이 환국봉영회에서 불렸던 ‘임시정부환영가’ 악보를 발굴, 이를 공개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노래를 선보이는 전시 ‘해방의 소리, AI로 담다’를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에서 열린다. 첫 번째 주제인 ‘그날의 감동, 소리로 듣다’에서는 ‘임시정부환영가’ 악보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 악보는 1945년 12월 17일 자 옛 ‘중앙신문’에 “환영회에서 이 노래를 부르기로 돼 있다”고 실린 자료다. 이제까지 다른 기관에서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해당 악보를 바탕으로 기존에 가사만 전해졌던 노래의 선율을 AI 기술을 통해 80년 만에 복원했다.
아울러 해방 소식을 전한 미국의 소리(VOA) ‘한국어 방송’ 내용을 AI가 해석해서 대담형식으로 구성한 오디오 팟캐스트, 해방 후 대한독립협회가 무료 배포한 안익태 작곡의 ‘애국가’도 함께 선보인다.

두 번째 주제인 ‘도서관의 첫 발자취’에서는 1945년 10월 15일자 ‘매일신보’에 실린 국립도서관 개관 기사 낭독 음원을 비롯해, 당시 사서들이 작성한 ‘사서부일지’를 각색한 영상 콘텐츠 등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1945년 12월 17일 자 옛 ‘중앙신문’에 게재된 ‘임시정부환영가’ 악보.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김희섭 국립중앙도서관장은 “이번 전시는 단순한 기록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잊혔던 ‘역사’를 국민에게 다시 알려주는 특별한 시도로 잃어버린 근현대사의 중요한 퍼즐을 맞추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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