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대북방송 출범… “한·미 정부 외면 속 北 주민 알 권리 보장”

글자 크기
민간 대북방송 출범… “한·미 정부 외면 속 北 주민 알 권리 보장”
한·미 정부가 대북 방송 운영을 중단하는 분위기 속에서 민간 단체가 운영하는 대북인터넷방송(Korea Internet Studio, KIS)이 출범했다.

KIS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외 정치적 환경 변화로 대북 정보유입에 공백이 초래됐다”며 북한 주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KIS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관할하는 미국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기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사실상 해체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우 지난 2월 “급진 좌파의 예산 낭비”라며 국제개발처(USAID)가 체결한 해외원조 계약 90% 이상을 해지하는 결정을 내렸고, VOA와 RFA 방송 폐지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이뤄졌다.

이재명정부도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국가정보원의 대북 라디오·TV 방송과 군의 대북 라디오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초대 대표를 맡은 ‘탈북민 1호 변호사’ 이영현씨는 “한미 정부가 외면한 북한 주민의 정보 생명줄을 우리가 다시 복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는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한편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구 트위터)를 비롯해 중국 콰이서우(快手), 더우인(틱톡의 중국 내 버전), 러시아의 OK, VK 등 주요국 플랫폼을 통해 방송을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방송은 국내외 탈북민 관련 정책과 지원 정보,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로 전하는 북한 이슈 브리핑, 남북한 문화예술 소개 등 코너로 구성된다. 북한 주민의 인터넷 이용환경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당장은 북한의 재외공관 종사자와 해외 유학생, 파견 노동자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날 현재 KIS 웹사이트에는 22개의 방송 콘텐츠가 올라와 있다. 북한 웹사이트 평양 타임스의 최근 리뷰, 한국 아이돌 공연을 관람한 평양시민들의 반응, 북한 이탈주민의 한국 정착 성공 스토리 등의 제목으로 된 영상을 볼 수 있다. 탈북민 유튜버들을 소개하는 영상도 꾸준히 업로드 될 것으로 보인다.

KIS는 오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 예정이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HOT 포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