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번 주에 중장(3성)급 장성 인사를 단행하고, 이달 안으로 소장·준장급 후속 인사를 실시할 전망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배제하는 쇄신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계엄 사태 답변하는 합참 의장 진영승 합동참모본부 의장(피감기관석 앞줄)이 지난달 14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방부가 조만간 장성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상계엄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문책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9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KBS 일요진단에 출연, 장성 인사를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며 “아픔이 있더라도 오염되거나 문제 있는 사람들은 다 도려내고 새 진지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감사관실 주관으로 계엄 가담자 등에 대한 조사보고서 작성을 마무리한 상태다. 해당 보고서는 장성 인사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 인사를 앞두고 합동참모본부 소속 장군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군 안팎은 한층 뒤숭숭한 분위기다. 진영승 합참의장은 약 2주 전에 교체 지침을 내렸는데, 장성 인사권을 지닌 국방부 측은 지난 7일 오전쯤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의장 권한을 ‘작전지휘·감독’으로 규정한 국군조직법 제9조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이에 대해 안 장관은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장관이 합참 장군 교체를 지시했냐”는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 질의에 “제가 지시한 바 없다”며 “적법 절차를 유지한 가운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합참의장이 (지시했을 것이)고, 연한이 찬 인원을 교체하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장성 인사가 대규모이고 정치 상황과 연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는 점에서 1993년 군 사조직 ‘하나회’ 장성 숙청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당시와는 사정이 다르다. 계엄 직전인 지난해 11월 장성 인사는 소장 대상 중장 진급이 없을 정도로 소폭으로 이뤄졌다. 계엄과 탄핵 및 대선 국면을 거치면서 장군 인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특검 수사와 대장급 인사가 이어지면서 공석이 되거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곳이 더욱 늘었고, 근무연한이 차거나 초과한 인원도 생겼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실에 따르면 각 군 중장 보직은 33개지만 계엄 연루로 보직 해임된 자리를 비롯해 대장 진급으로 공석이 된 5군단장 등 12개가 비어 있다. 지휘공백 및 인사적체를 위한 대규모 인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9일 국방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 중령 진급 인원은 553명으로 대상자(3730명)의 14.8%였다. 9월 26일 대령 진급한 인원은 186명으로 대상자(2810명)의 6.6%였다. 육사 출신 중령 진급자는 대상자 308명 중 140명으로 선발률이 45.5%, 대령 진급자는 684명 중 103명으로 15.1%였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