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넘긴 ‘베테랑’ 박상현(42·동아제약)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의 역사를 새로 쓴 기록을 하나 보유하고 있다. 투어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긴 유일한 선수가 바로 박상현이다. 그가 이번에는 20년 만에 단일 시즌 2승을 거두며 통산 상금 60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박상현은 9일 제주 서귀포의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 KPGA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적어낸 박상현은 이태희(41·OK저축은행)를 1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2승을 거두며 통산 14승을 달성했다. 우승 상금 2억2000만원을 추가한 박상현은 통산 상금을 58억9372만원으로 늘려 투어 최초로 상금 60억원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박상현은 또 2005년 최광수와 김종덕 이후 20년 만에 단일 시즌 2승을 기록한 40대 선수로 등극했다. 박상현은 지난 8월 동아회원권그룹 오픈에서 신들린 퍼트 실력을 선보이며 정상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KPGA 투어의 다승자는 옥태훈(27·금강주택·3승), 문도엽(34·DB손해보험·2스)에 이어 박상현이 3번째다.
박상현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에 공동 선두를 달리다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공동 4위로 떨어져 우승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의 샷은 거센 바람이 부는 제주 날씨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2타차 공동 4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은 박상현은 전반홀에서 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잘 지켰고 12~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떨궈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14번 홀(파3)과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이태희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18번 홀(파4)에서 5m 가까운 거리의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자축했다. 지난주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하고 이번 대회에서 상금왕도 굳힌 옥태훈은 이날 한 타를 잃고 공동 29위(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옥태훈은 톱10 피니시(10회)와 최저 타수 1위(69.58타)까지 1위를 확정하며 시즌 4관왕에 올랐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