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L 제공 남자프로농구(KBL) 슈퍼팀 KCC가 우승 후보의 면모를 되찾을까. 개막 초반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던 허훈이 복귀하면서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10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리는 LG와의 정규리그 맞대결은 더 큰 도약 여부가 걸려 있다.
KCC는 9일 기준 7승5패로 4위에 자리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아직 위용이 드러나지 않는 중이다. 공을 들여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허훈이 개막 전 연습 경기 도중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하는 등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한때 최준용의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이 와중 중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던 건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선수 숀 롱의 두터운 존재감 덕분이다. KCC는 지난 시즌 리바운드 최하위(팀 평균 30.9개)의 오명을 지우기 위해 208㎝의 롱을 영입했다.
판단은 적중했다. 그가 중심을 잡으면서 골밑에서 최상단을 다툴 수 있게 됐다. KCC의 평균 리바운드는 현재 소노(이상 36.8개)와 함께 최상단에 올랐다. 롱 역시 공격 리바운드 1위(6.4개), 전체 리바운드 3위(13.3개)를 달리고 있다. 1위 아셈 마레이(LG·13.8개)와 2위 자밀 워니(SK·13.5개)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지 않다.
사진=KBL 제공 허훈의 합류로 더욱 탄력을 받을 예정이다. 그간 골밑까지 가는 과정, 외곽에서 이뤄지는 플레이가 원활하지 않은 편이었다. KCC의 팀 어시스트는 평균 17.3개로 6위다. 팀 스틸(평균 5.3개)은 최하위다. 공백에서 생긴 틈이라는 평가다. 허훈과 함께 완전체를 이룬 KCC라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그는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 6.2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스틸의 경우 직전 두 시즌 동안 차례로 14위, 19개(이상 1.1개)를 써냈다.
지난 8일 수원 원정길에서 열린 KT전(89-81 승)이 예고편이다. 이날 부상 복귀전이자 KCC 이적 데뷔전을 맞은 허훈은 10분24초를 뛰면서 5득점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앞으로의 윤활유 역할이 기대된다. 이날 KCC에선 19득점을 올린 롱을 필두로 송교창(17점), 허웅(14점), 최준용(12점), 장재석(10점) 등 5명의 선수가 나란히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퍼즐이 딱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 김도수 tvN 스포츠 해설위원은 시즌 전 전망에서 “허훈을 필두로 국내 선수들은 의문부호가 없다”고 운을 떼면서도 “국내 전력은 최강이지만, 롱과 얼마나 좋은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KCC는 2년 전 정규리그를 5위로 마무리해 플레이오프 우승까지 도달한 경험이 있다. 초반엔 흔들려도 시간이 갈수록 짜임새를 갖추며 더욱 무서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LG다. LG는 현시점 DB와 함께 공동 2위(8승4패)에 머물러 있다. 지난 5일 몽골서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자크 브롱코스전(77-105 패)을 치르고 귀국, 8일 원주에서 DB(59-66 패)와 맞붙었다. 이틀 만인 10일 KCC를 마주한다. 체력적 부담이 크다. KCC가 절호의 기회를 움켜쥐며 상승세를 만들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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