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WKBL 제공 “꽃을 피워 내보겠습니다. ”
여자프로농구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6개 구단 사령탑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 치 양보 없는 승부가 될 것이라는 한목소리로 야심 가득한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10일 오후 2시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 호텔 메이필드 볼룸에서 2025~2026 여자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6개 구단 감독과 대표선수들이 하이파이브, 셀프카메라 촬영 퍼포먼스 등을 펼치는 등 현장을 찾은 팬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무대로 입장했다.
어느덧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왕좌를 향한 마라톤에 돌입하는 만큼 결연한 표정으로 가득했다. 이 와중 데뷔 시즌을 치르는 수장만 둘이다. 최윤아 신한은행 감독은 2015~2016시즌 개막 미디어데이 이후 10년 만에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서 미디어데이를 찾았다. 남자프로농구(KBL) 우승 감독 출신인 이상범 하나은행 감독 역시 이번 미디어데이를 통해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사진=WKBL 제공
사진=WKBL 제공 저마다 올 시즌 남다른 각오를 되새긴다. 올 시즌 감독 출사표 테마는 ‘이번 시즌 우리 팀을 꽃으로 비유한다면?’이었다. 재치와 자신감 넘치는 입담 대결에 온 시선이 집중됐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해바라기다. 우리 팀의 로고 자체가 태양을 상징한다”면서 “해바라기는 항상 태양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이 있었다. 올 시즌은 꽃을 피워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공교롭게 중복 선택이 나왔다. KB국민은행 역시 해바라기를 택했다. “해바라기의 꽃말은 ‘자부심’이다. 자부심 있는 구단이 목표”라고 운을 뗀 김완수 KB 감독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팬들이 한 곳만 바라보면서 어떤 순간에도 고개를 숙이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려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직전 시즌 챔피언결정전 정상 고지를 밟았던 박정은 BNK 감독은 “동백꽃이다. 부산을 상징하는 유명한 꽃이다.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피는 겨울 꽃이다. 우리 팀과 어울린다”며 “꽃말도 열정이다. 부산, 겨울, 열정 키워드가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과 비슷하다. 이번 시즌은 부산 동백의 붉은 열정을 화끈한 에너지로 코트 위에서 피워 보겠다”고 전했다.
사진=WKBL 제공 신임 사령탑들의 각오도 번뜩였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언더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은 둥글다. 반전을 꾀하는 위치다. 최 감독은 ‘푸른 장미’를 강조했다. “불가능을 가능성으로, 그리고 기적 같은 성공이라는 꽃말이 있더라.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것을 끝내 현실로 만들어가는 팀이었으면 좋겠다”며 “사실 장미 가시가 매우 날카롭다. 매서운 팀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감독도 도전의 자세다. 그러면서도 뜻밖의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잡초도 꽃이다. 선수들과 열심히 해서 잡초처럼 굳건하게 꽃을 한번 피워보고 싶다. 남다른 투지와 열정으로 임해서 잡초를 꽃으로 멋지게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마지막 순번에 마이크를 잡은 하상윤 삼성생명 감독은 “무궁화다. ‘피고 또 피고, 지지 않는다’는 게 꽃말이다. 인내와 끈기 열정, 모든 걸 갖춰서 지지 않고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지난 시즌 아쉬움을 채울 수 있도록 무궁화처럼 끈끈하게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 행사에 앞서 신상훈 WKBL 총재와 BNK부산은행 김용규 경영전략그룹장의 타이틀스폰서 조인식이 열렸다. 올 시즌 리그의 공식 명칭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다. 정규리그는 오는 1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디펜딩 챔피언 BNK와 신한은행의 맞대결로 포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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