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8일 정 장관의 한미연합훈련 언급 배경에 대한 질문에 “군사적 측면뿐 아니라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중요한 함의가 있다는 점에서 한 말로 알고 있다”며 현재 이 훈련을 조정할 필요성에 대해 관계부처 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타니 상랏(Tanee Sangrat) 주한태국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윤 대변인은 ‘한미훈련 조정 협의가 관계부처 간 이뤄지고 있느냐’는 후속 질문에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며 “외교안보 부처 간에 긴밀하게 상시로 소통하고 있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틀 전 ‘선제적 대북 조치’로서 한미연합훈련 운영 방향에 대해 물은 연합뉴스 질문에 “아주 예민한 문제이긴 하나 한미 군사훈련을 하면서 북미 회담으로 갈 수 없다”며 “한미연합훈련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남북 관계를 재개하기 위한 첫 단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야 한다고 정 장관은 이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시사하며 여러 번 보낸 메시지에도 만남을 거부한 북한이 ‘북미 대화를 하려면 적대시 정책을 바꾸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계기에 북·미 회동이 무산된 후 이재명 대통령이 예고한 ‘대승적이고 더욱 적극적인 선제 조치’에 대해 정 장관은 “이미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을 이야기했고,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군사훈련 중단이 그 첫 단계가 될 것”이라 말했다.
윤 대변인은 미 항모전단 전개 및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례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반발하는 노광철 북한 국방상의 8일 담화에 대해서는 “한미연합훈련은 전쟁을 억지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연례적으로 진행하는 방어적 성격 훈련”이라며 “정부는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차분하고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타니 쌩랏 주한태국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도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중심으로 한반도 평화·안정에 좀 더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북한의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 아세안의 여러 국가가 참여한 것을 언급하며 정 장관은 “태국과 북한의 관계도 발전 중으로 안다”며 “북한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데에 아세안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쌩랏 대사는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 데에 아세안 역내 포럼인 ARF를 잘 활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태국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거듭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