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거래도 그래야 할까? (The Markets Never Sleep, Should Trading?)"
내년 하반기 '주식시장 24시간 거래' 개막을 앞둔 미국 나스닥(NASDAQ)의 슬로건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루종일 주식 거래가 가능한 시대를 예고한 곳은 나스닥만이 아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비슷한 시기에 22시간 운영 계획을 발표했고, 홍콩·영국·독일 등 주요국 거래소들도 거래시간 확대를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역시 연내 '8to8'(12시간)으로 거래시간을 연장한 이후, 단계적으로 24시간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주요국 거래소가 24시간 거래 시대를 준비하는 배경에는 단순히 개인 투자자 증가 등에 국한되지 않는, '구조적 변화'가 존재한다. 블록체인 기술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자산과 기존 전통자산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금융자산이 빠르게 실시간·비국경·토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이미 24시간 거래되고 있기도 하다.
브랜던 테퍼(Brandon Tepper) 나스닥 수석부사장은 "글로벌 투자 수요 확대, 디지털 중심의 투자 확대, 거래기술 발전 등이 각국 거래소들로 하여금 기존 운영시간 체제를 재고하게 만들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주식시장을 보유한 미국이 당장 내년부터 24시간 체제에 돌입할 경우, 다른 국가들로선 증시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뒤따라갈 수밖에 없단 평가도 나온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무는 "24시간 체제로 넘어가는 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전 세계적으로 토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24시간 거래체제로의 변화가 속도의 문제지, 방향 자체는 맞다는 점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점점 치열해지는 글로벌 유동성 경쟁에서 거래소로선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장 우리나라가 먼저 치고 앞서나갈 이유는 없다"면서도 "24시간 거래체제로 가는 글로벌 추세는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장에서 제기되는 유동성 부족(분산), 시장 왜곡, 투자 대비 낮은 효용, 사고 리스크 등의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순차적으로 가되, 그 과정에서 전략이 중요하다. (현재 추진 중인) 전통 증권시장의 블록체인 내재화와 관련해 새로운 비전과 전략이 제시돼야만 할 때"라고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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