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나스닥 수석부사장 “24시간 거래시대 열린다…韓, 유동성 확보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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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나스닥 수석부사장 “24시간 거래시대 열린다…韓, 유동성 확보돼야”

"분명한 것은, 미래의 거래는 글로벌하고, 연속적이며, 데이터 기반적일 것이라는 점이다. 확장성·투명성·신뢰를 우선시하는 거래소가 그 흐름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



내년 하반기 24시간 거래 시행을 앞둔 미국 나스닥의 브랜던 테퍼 수석부사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투자자들은 모바일로 언제든 음식, 상품을 주문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고, 시장 역시 '항상 열려 있는 시장'이라는 비슷한 기대를 받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2001년 나스닥에 합류해 글로벌 데이터를 총괄(Global Head of Data)하고 있는 테퍼 수석부사장이 한국 매체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먼저 테퍼 부사장은 나스닥이 24시간 거래 체제를 도입하는 주요 이유로 '글로벌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그는 "나스닥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각자의 현지 시장 시간에 맞춰 미국 주식에 접근하고자 하는 수요가 지속적,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의 진화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한 24시간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인프라 중심 접근 방식을 신중하게 취해왔다"면서 지난 1년간 용량계획, 지연 최적화, 모니터링, 리스크 관리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부하 환경에서 시스템 테스트를 완료해 시장 참여자들에게 안정적이고 탄력적인 거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자신감도 표했다.


다만 시장 곳곳에서는 24시간 거래 전환 시 유동성 저하, 시장 왜곡, 감정적 거래 증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테퍼 부사장은 "충분히 타당한 우려"라면서도 "야간시간대 유동성이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기에, 시장 조성자와 기관투자자들이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적절한 인센티브 설계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야간 거래를 투명한 가격형성, 강력한 감시 체계를 갖춘 거래소 안으로 가져온다는 점"이라며 "이는 파편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장외거래 대비 큰 진전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테퍼 부사장은 미국 나스닥에 이어 영국, 홍콩, 독일, 싱가포르 등 주요 시장들도 거래시장 연장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 구체적으로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디지털 자산 수요와 접근성 확장 측면에서 민첩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래의 거래는 글로벌하고, 연속적이며, 데이터 기반적일 것"이라며 사실상 24시간 거래체제가 일종의 '뉴노멀'로 안착할 것으로 봤다.


연내 '8to8(12시간)' 도입에 이어 장기적으로 24시간 체제를 준비하겠다는 한국거래소의 행보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다만 그 과정에서 한국 증시가 직면할 수 있는 주요 과제로는 가장 먼저 '유동성'을 꼽았다. 그는 "유동성은 건전한 시장의 기반"이라며 "충분한 시장 참여 없이 거래시간만 늘릴 경우 스프레드 확대와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의 과제는 연장 거래 시간이 시장조성자의 적극적 참여와 투자자 교육, 해당 시간대에 제공되는 유용한 정보를 기반으로 운영되도록 보장하는 것"이라며 "인프라 준비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기업 공시·이벤트, 모니터링,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국 한국의 성공 여부는 접근성 확대와 시장 운영 안정성 간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테퍼 부사장은 한국 규제당국과 거래소가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에 앞서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인프라 ▲투명성 ▲유동성 공급자와의 조기 협력 ▲단계적이며 데이터 기반적 접근을 꼽았다. 그는 "시스템은 실시간 모니터링, 리스크 관리, 기업 공시·이벤트를 지원할 수 있을 만큼 탄력적(resilient)이어야 한다. 이는 단순한 백오피스 문제가 아니라 투자자 신뢰와 보호의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히 거래 시간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거래 형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모델을 개선하면서 실질적 접근성(meaningful access)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이는 인프라, 데이터,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의미 있는 접근성을 의미한다"고 제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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