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인 11일 오전 11시를 기해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해 1분간 고개를 숙였다. 부산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공원이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상징구역에서 기념식이 개최됐다.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은 6·25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22개 참전국과 198만 유엔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기 위해 2007년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핵심 행사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 묵념)’이다.
11일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제19회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 기념식 참석자들이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해 1분간 일제히 고개 숙여 묵념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이날 기념식은 방한 중인 유엔참전용사와 후손, 외교사절, 6·25전쟁 참전용사 및 권오을 보훈부 장관, 박형준 부산시장 등 정부·군 주요 인사, 국민대표 등 시민·학생 800여명이 참가했다. 국방부 의장대와 부경대 학생 각 24명이 참전국 국기 게양을 시작으로 1분간 묵념(턴 투워드 부산), 헌화, 참전국 대표 인사말, 추모공연, 추모사, 주제영상 및 헌정공연, 21발의 예포 발사 순으로 진행됐다. 묵념에 앞서 부경대 학생봉사단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참전용사 111명의 이름을 부르는 ‘롤콜(다시 부르기)’ 행사를 진행했다. 오전 11시 정각을 기해 부산 전역에 이들의 희생을 추모하는 사이렌이 울리며, 1분간 묵념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군과 교전하다 전사한 고 한상국 상사의 부인이자 시민단체 ‘영웅을 위한 세상’ 김한나 대표가 참석해 “전국에서 동시에 ‘턴 투워드 부산’의 사이렌을 울리자”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어진 추모공연에서는 TV 프로그램 ‘미스트롯’ 출신 가수 마리아 엘리자베스 리스가 성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불렀다. 그의 할아버지와 큰할아버지는 6·25전쟁 참전용사다.
권오을 장관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전쟁 위기에 놓인 낯선 나라를 외면하지 않고 싸우며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22개 유엔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정부는 참전 영웅들의 용기와 투혼을 기억하며 미래세대와 이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시장도 “부산은 유엔참전국과 유엔참전용사들이 지켜낸 자유와 평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잊지 않고, 세계평화의 상징 도시로서 유엔참전용사들의 고귀한 뜻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민대표 4인 중 한 명으로 참석한 이중근 대한노인회장(부영그룹 회장)은 “우리나라를 위해 6·25전쟁에서 희생한 유엔 참전용사들을 기념하는 시간인 만큼 많은 분이 함께 추모에 동참해주면 좋겠다”며 ‘유엔데이 공휴일 재지정’을 제안했다.
부산=오성택 기자,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