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시내 대형전광판과 TV로 9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을 시청하며 환호하고 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대표팀은 지난 9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2025 결승전에서 네덜란드를 상대로 3-0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경기가 완승으로 끝나자 조선중앙TV는 다음날인 10일 녹화중계를 내보냈다. 거리응원에 나선 평양 시민들의 모습은 11일 방송됐다. 평양역 대형 전광판 앞에 모인 시민들은 북한 국기인 인공기를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다. 한 운전자는 갓길에 차를 세우고 경기 화면을 봤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멀리서 경기장면을 보고는 가던 길을 되돌렸다는 청년들도 있었다”며 “지어(심지어) 어린 자식의 손목을 잡고 걸음을 다그치던 젊은 여성까지도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대형 전광판 앞에서 경기를 지켜봤다”고 현장을 묘사했다. 경기가 끝난 후 평양역은 “환희의 바다, 격정의 바다”라며 “사람들 모두가 마치 구면인 듯 얼싸안고 승전의 감격을 나눴다”고도 전했다.
북한 주민들은 집에서도 가족이 TV앞에 모여 9일 2025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 경기를 관람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북한 주민들이 시내 대형전광판과 TV로 9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 경기를 관람하다 선수들이 골을 넣자 환호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결승 경기를 11일 중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평양 거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는 곳곳에서 응원이 펼쳐졌다. 김정숙평양방직공작 합숙생들은 합숙지 홀에 모여 앉아 경기를 관람했다. 첫 득점 때는 평소 조용하던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환성을 터뜨렸다. 주민들의 관심은 녹화중계 이전부터 뜨거웠다고한다. 신문은 “결승단계에 진출한 소식이 전해진 후 온 나라 인민들의 관심은 더욱 커졌다”며 “어떤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경기 방영 시간을 알려주느라 전화기에 불이 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단위에서는 축구경기는 혼자서 볼 때보다 많이 모여서 보아야 보는 멋이 더 크다며 종업원 모두가 TV로 결승경기를 보자는 약속도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운동선수들이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대중매체를 통해 널리 알리며 주민들의 단결을 강화하는 데 활용한다.
장민주 기자 chapt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