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선전·선동 혐의 관련 내란특검팀에 의해 체포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자택에서 전격 체포했다. 12일 특검팀은 오전 6시55분께 내란 선전·선동 혐의를 받고 있는 황 전 총리의 자택에 진입해 변호인이 도착하자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아울러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집행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던 황 전 총리는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계엄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당시 황 전 총리는 페이스북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지금은 나라의 혼란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나라를 망가뜨린 종북주사파 세력과 부정선거 세력을 이번에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고 적었다. 앞서 특검팀은 황 전 총리에게 세 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황 전 총리가 출석에 불응하자 전격적으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특검팀은 황 전 총리를 상대로 기본적 사실관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전망이다. 이날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서울고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황 전 총리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면서 "준비한 질문 양 등을 고려할 때 심야조사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구속된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관련해서는 "지난 2021년 1월 1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이 시행됐다"며 "그때 신설된 조항이 국정원장에게 국가안전보장의 중대한 영향 미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지체없이 대통령 및 국회 정보위에 보고하여야 한단 규정이 있는데도(조 전 원장은)이 규정을 위반했다. 보고 의무를 위반해 직무유기로 의율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서는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총리의 공판이 열렸다.
공판에는 당초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이들은 모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불출석 사유를 인정하지 않고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함과 동시에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 오후 2시와 4시 각각 김 전 장관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26일 재판을 마무리한다. 내년 1월 말 선고 예정도 밝혔다.
한편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오는 26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소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의 재판 일정을 고려해 26일 오전 10시 출석을 요구하는 출석요구서를 서울구치소장에게 송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조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수사 중인 사건 전반을 포괄한다"며 "새로 확인된 사안도 포함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출석 요구서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피의 사건'으로만 혐의가 명시돼 있으며 정당법 위반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특검은 김 여사 수사를 중심으로 공범으로 지목된 윤 전 대통령 조사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재판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피고인 신문은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은 13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된다.
한편 김 여사의 보석심문이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김 여사 측은 "구치소에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강이 악화됐다"며 전자장치 부착 등을 수용하고 보석을 요청했다. 특검은 "주요 증인과 접촉해 진술을 바꾼 정황이 있어 석방 시 증거인멸 가능성이 크다"며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아주경제=권규홍·원은미 기자 spikekwo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