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골프 브랜드인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개시됐다. 다수의 원매자가 참여하며,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 F&F에게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미국계 멀티패밀리오피스(여러 초고액 자산가의 자산을 운용)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PEF)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로 JP모건과 제프리스가 매각을 주관한다.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를 보유한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는 기업가치 4조원 이상을 목표로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들 가운데 강한 인수를 보이는 곳들도 있어, 4조원 중반대 가격에 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앞서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동 오일머니를 기초로 한 LIV 골프 인베스트먼트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후원해 유력한 원매자로 꼽히기도 했다.
테일러메이드의 본입찰이 진행되면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F&F의 행보가 주목된다. 센트로이드는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에 따라 곧 본입찰 마감일을 확정할 예정이다. 센트로이드가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즉시 F&F에 통보하면 F&F는 14일 이내에 같은 조건으로 인수할지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F&F는 인수적정가로 4조원을 설정해놓은 상황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과 손잡고 약 4조원 조달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PRS(주가수익스와프)와 인수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F&F는 자체 보유 현금을 활용해 에쿼티를 부담하는 구조다. 여기에 크레딧 투자 전략을 펼치는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관건은 가격이다. 매각가가 4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되면 F&F 입장에선 인수 후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F&F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임한 상태다.
PRS는 대기업의 자사주나 자회사 주식 소유권을 증권사 등 금융권에 넘기는 대신 주식 가치의 상승 및 하락분은 기업에 귀속되는 계약이다. 대부분의 PR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업이 주식을 되사오는 조건이 붙어 있고, 해당 기간 주식을 소유한 금융사에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의 이자를 제공한다. 이에 높은 가격에 인수하게 되면 F&F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F&F는 2021년 센트로이드가 테일러메이드를 약 2조1000억원에 인수할 당시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우선매수권을 갖는 조건으로 5537억원을 출자했다. 이후 다른 펀드 출자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며 약 6000억원을 투자해, 4조원 중반에 매각될 경우 1조원 이상의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테일러메이드 인수자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F&F의 우선매수권 행사 가능성이 커 보이지만, 4조원을 훨씬 넘긴 가격에 매각이 가능하다면 F&F도 센트로이드와 같은 입장에서 매각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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