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3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파견된 경찰관들의 열악한 숙식 실태를 두고 "경찰을 국가 행사에 데려다 놓고 '노숙자 코스' 체험이라도 시킨 것이냐"고 질타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APEC 회의 때 경찰관들이 박스를 덮고 자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며 "제복 입은 경찰관이 박스를 덮고 바닥에서 쪽잠을 자는 모습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며 "영화관 스크린 아래에 다닥다닥 누워 자는 사진은 거의 재난영화 대피 장면 수준이었다"고 꼬집었다.
송 원내대표는 특히 현장에서 경찰에게 제공된 부실 도시락을 언급하며 "경찰관에게 밥 몇 숟가락에 두부·김가루만 담긴 도시락을 준 건 '국가가 준 간이 식단'이 아니라 '버티기 챌린지 메뉴' 아니냐"며 "이 정도면 'APEC 경찰 노예동원'이라는 말도 과장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 원내대표는 또 김민석 국무총리와 경찰청 간 보고 내용을 문제 삼으며 "총리가 처우 문제를 지적했는데 경찰청이 '문제 없다'고 했다니, 이건 총리에게 '눈 감고 믿어달라'는 식의 허위보고 아니냐"며 "도대체 누가 이런 보고 체계를 만들었는지 책임자를 즉시 경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경찰의 날에 "경찰의 희생에 합당한 대우로 응답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힌 데 대해 "말은 멋있는데 현실은 박스 덮고 잠자기냐"며 "대통령의 말이 진심이었다면 이번 사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APEC 치른 게 아니라 경찰관들에게 생존 훈련을 시킨 건 아닌지 의심된다"며 "이 정도면 긴급 현안질의는 물론 국정조사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주경제=신진영 기자 yr29@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