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기반으로 성장한 무신사의 '29CM'가 신세계의 'W컨셉'을 앞지르고, 동대문 기반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와 '지그재그'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계 여성 패션 플랫폼 '쉬인'도 초가성비를 앞세워 소비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1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29CM는 지난달 말 기준 거래액(GMV)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을 처음 돌파한 가운데 2년 연속 1조원대의 거래액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W컨셉의 올해 상반기 기준 거래액은 3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거래액으로 5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브랜드 패션 플랫폼 29CM 승기 잡았다
이용자수도 29CM이 앞섰다. 모바일 앱 분석 플랫폼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기준 W컨셉의 월간순활성화이용자 수(MAU)는 115만여명으로 29CM는 176만명을 기록했다.
29CM와 W컨셉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한 패션 플랫폼이다. 29CM와 W컨셉은 각각 2021년 7월, 4월 무신사와 신세계에 인수됐다. 2021년 기준 두 회사의 거래액을 보면 W컨셉(3271억원)이 29CM(2705억원)를 소폭 앞섰다.
무신사에 인수된 이후 29CM가 거래액을 3배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와 파트너십 확대가 꼽힌다. '2539'세대 여성 고객층을 중심으로 제품력과 정체성이 뚜렷하다고 판단되는 브랜드들을 빠르게 입점시켰다. 그 결과, 29CM을 통해 연간 거래액 50억원을 넘긴 브랜드는 2021년 대비 11배 이상 늘었다.
여성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홈, 리빙, 키즈, 뷰티 부문으로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대한 점도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29CM는 올해 들어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이구홈 성수', 키즈 브랜드 편집숍 '이구키즈 성수', 라이프스타일 자체 브랜드 '이구어퍼스트로피 성수'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반면 W컨셉의 성장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기준 회사 쿠폰 비와 마케팅비가 지난해 대비 50%, 35% 늘면서 의 영업손실(-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수익성 강화 전략으로 비용 통제에 나섰지만, 플랫폼 간 경쟁으로 인해 쿠폰과 마케팅 비용이 많아지면서 이익에 부담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운영하고 있던 오프라인 매장도 철수한 상황이다. 지난 9월 중순 W컨셉은 아울렛 중심 점포 운영을 위해 백화점 점포 3곳을 전면 철수했다. 2022년 3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첫 매장을 연지 3년 만이다.
여성 패션 플랫폼 치열해진 경쟁 속…가성비 '쉬인' 약진
현재 여성 패션 플랫폼 중 가장 많은 MAU를 확보한 플랫폼은 에이블리다. 이어 지그재그, 퀸잇이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동대문 보세 옷 기반 패션으로 성장해 최근에는 디자이너 브랜드와 브랜드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외형을 확대 중이다. 식품, 웹툰, 티켓,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도 확장하며 MAU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퀸잇은 4050 여성 타깃으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여성 패션 플랫폼이다. 중년 여성들에게 체형별 옷을 추천하며 MAU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업계에서 중국 여성패션 플랫폼 쉬인의 이용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쉬인은 올해 초만 해도 MAU로 67만명을 기록, 플랫폼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지난달 퀸잇의 MAU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쉬인은 1~2만원대 원피스, 5000원대 티셔츠, 소품 등을 앞세워 10대에서 30대까지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쉬인의 급성장 배경에는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있다. 출근용이나 일상복의 경우 저가를 구매하면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특별한 브랜드에는 아끼지 않는 소비 심리가 확산한 것이다. 품질에 대해서도 기존 동대문 보세 의류나, 일부 디자이너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다는 인식도 초저가 패션을 찾게 만들고 있다.
틱톡이나 짧은 영상(숏폼)을 통해 쉬인을 구매 영상 후기가 쏟아지면서 구매욕을 부추긴 마케팅 효과도 한 몫을 했다. 패션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흐름을 보면 비싼 것을 찾거나 저렴한 제품을 찾곤 하는데 최근 들어 저렴한 제품 중에서도 극 가성비를 추구하는 흐름이 더 강해졌다"며 "기존 플랫폼들은 카테고리를 넓히며 새로운 대안을 찾고는 있지만, 성장세가 빨라 여성 패션 시장 내 순위 경쟁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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