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남정훈 기자] 역시 ‘손세이셔널’이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가 답답했던 경기를 단번에 뚫어주는 멋진 프리킥 골로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아직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은 손흥민임을 알 수 있는 한 방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1월 A매치 첫 경기 볼리비아를 상대로 후반 12분, 1-0 리드 중이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9,10월 A매치에서 스리백을 시험했던 홍명보 감독은 이날은 다시 센터백 숫자를 하나 줄이는 포백으로 나섰다. 황인범, 백승호 등 중원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새로운 중원 조합을 꾸려야했던 홍명보 감독은 패싱 능력이 좋아 황인범 역할을 비슷하게 해줄 수 있는 김진규와 수비에 강점이 있는 원두재를 그의 파트너로 내세웠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최전방에 서고, 2선에 황희찬과 이재성, 이강인이 손흥민과 공격 작업을 이끌었다. 김진규, 원두재의 새로운 중원조합이 3선을 지킨 가운데, 포백 라인은 이명재, 김태현, 김민재, 김문환으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승규가 선발로 나섰다.
경기 초반은 한국의 페이스였다.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전반 10분에 선제골 기회를 아깝게 놓쳤다. 손흥민이 오른쪽 코너킥을 문전 깊숙한 곳에 올렸고,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3분에는 손흥민의 코너킥부터 시작된 기회에서 이강인이 아크 정면에서 마음 놓고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역시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저지됐다. 전반 중반부터 볼리비아도 매서운 역습을 보여줬다. 몬테이로의 움직임이 위협적이었다. 한국이 후방에서 몇 차례 실수를 하자, 볼리비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슈팅으로 연결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전반 막판엔 이강인이 로베르토 페르난데스와 충돌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큰 소득 없이 끝낸 전반전, 후반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무승부 혹은 역습 한 방에 의한 패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손흥민이 분연히 나섰다. 후반 10분 황희찬이 페널티 박스 좌측 외곽에서 메디나의 뻗은 발에 걸려 넘어졌다. 손흥민의 오른발과 이강인의 왼발이 기대되는 상황. 두 선수가 나란히 공 앞에 섰다. 한국의 선택은 손흥민의 오른발이었다. 손흥민이 정확하게 감아찬 공은 상대 수비벽을 넘어 골대 오른쪽 상단 구석에 정확히 빨려들어가는 멋진 골로 연결됐다. 지난 9월10일 미국에서 펼쳐진 멕시코와의 경기에서의 골 이후 두 달 만에 터진 손흥민의 A매치 골이었다. A매치 통산 139번째 경기에서 54호골. 대전=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