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가까운 미래, 가상 세계에서 창조된 존재를 현실 세계로 끌어올 수 있는 기술이 도입됨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해당 기술은 무한히 재생될 수 있음에도 가상 세계의 존재가 현실에서 29분만 머무는 한계에 부딪힌다. 이후 글로벌 게임 기업인 엔컴의 CEO 이브(그레타 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비밀을 찾아낸다.
이후 경쟁사인 딜린저 시스템의 리더 줄리안(에반 피터스)이 이를 눈치채고 솔루션을 탈취하기 위한 계획을 짠다. 줄리안은 가상의 게임 세계 그리드와 현실을 연결하는 기술을 도입해 ‘아레스(재러드 레토)’라는 인공지능(AI) 비밀 병기 프로그램을 개발한 바 있다.
줄리안은 아레스를 이용해 엔컴을 해킹한다. 하지만 해킹 과정에서 디지털 세계에서만 존재하던 아레스가 인간의 형상을 하고 세상 밖으로 나와 오작동을 일으키고 현실 세계는 혼란에 빠진다.
이번 작품은 AI가 인류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온 현재, 이에 따른 불안정성과 위협을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특히 관련 기술을 군사 서비스로 확장하려는 딜린저와 인류 발전 및 공존 해법으로 보는 엔컴의 대립 구도를 보여주면서 최근 AI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식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울러 미래 세계를 시각적인 효과로 잘 구현해 낸 점도 인상 깊었다. 네온빛으로 물든 라이트 사이클 추격전, 공중을 가르는 드론 전투, 붉은 장벽을 생성하며 벌이는 대결 장면은 트론 시리즈 특유의 시각적 쾌감을 극대화했다.
다만 이 같은 장면들 속 라이트 사이클 추격전을 보며 우려가 앞섰다. 해당 추격전은 끊임없는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폭발적 비주얼을 구현해 냈는데 출연진들의 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걱정이 일었기 때문이다.
영화에선 주인공 외 교통사고 당한 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실제 현실에선 심각한 ‘편타성 손상’ 후유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해당 후유증은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져 목이 채찍처럼 앞뒤로 강하게 흔들린 탓에 디스크나 관절, 힘줄 등 연부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편타성 손상은 머리와 목 통증의 주 요인으로 꼽히며 방치하면 어지럼증, 두통, 이명 등 다양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목 주변의 척수와 척수신경이 손상돼 팔다리가 저리거나 마비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에 만약 교통사고 후 편타성 손상 후유증이 의심된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추나요법, 침?약침 등이 포함된 한의통합치료는 관련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실제 편타성 손상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한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교통사고를 겪은 지 일주일이 안 된 환자 중 입원 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 이상의 편타성 손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의통합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치료 전 통증 숫자평가척도(NRS; 0~10)가 평균 5.44였던 환자들이 치료 후 퇴원 시 3.65로, 퇴원 후 90일경과 시점에는 1.36까지 그 수치가 떨어졌다.
AI 발전과 함께 신(新) 모빌리티 시대가 도래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통사고를 완벽히 예방하기란 쉽지 않다. 교통사고는 나만 조심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운전 중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불가피하게 사고를 당했다면 조속히 진단을 받아 후유증이 심각해지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