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버블론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미국 증시에서 AI버블 경고가 나올 때마다 아시아 증시는 하락 폭을 키웠다. 지난주 골드만삭스는 AI 버블을 판단하는 5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18일 하나증권은 '골드만삭스의 AI 버블 진단, 톺아보기' 보고서에서 "골드만삭스는 AI버블 붕괴에 대한 위험 신호는 쌓이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과거 IT버블의 정점인 1999년보다는 1997년과 유사하다고 진단했다"고 소개했다.
골드만이 제시한 'AI버블 감지' 지표 5개
골드만삭스는 다섯 가지 지표를 제시하고, 지표가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 AI 버블 붕괴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증권은 "패러다임 시프트 속에 아직 상승 추세 초입에 있다"는 관점에서 골드만이 제시한 다섯 가지 기준들을 점검했다.
첫째 지표는 기업 설비투자다. IT 버블 직전 설비투자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13.8%이다. GDP 성장 기여도도 IT 버블 이전에는 2%인 반면에 현재는 1%이다. 여전히 설비투자가 성장에 기여할 여지가 남아 있다.
둘째, 기업이 돈을 벌고 있다. 미국 S&P500 기업들의 평균 순이익은 13.5%로서 과거 평균인 12.7%을 웃돈다.
셋째, 기업들이 부채 관리를 잘하고 있다. 과거 IT 버블 이전 10%대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면, 현재는 2%대 증가세에 머물고 있다.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도 G20 국가 평균적으로 증가세를 보인 반면 미국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넷째, 연준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IT 버블 직전 금리인하와 인상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금리 수준이 높아진 반면 현재는 금리 인하 중이다. 연준이 12월에 금리 동결 결정을 하더라도 내년 인하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다섯째, 신용 스프레드(국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안정적이다. 과거 IT 버블 직전 회사채와 국채 간 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신용 스프레드가 급격하게 확대되며 위기가 왔다. 하지만 현재는 미국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3.2%이다. 물론 최근 상승 속도가 컸지만 과거 위기시 12%에 비하면 낮다.
김두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는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흔들릴수록 중심을 잡으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아직 AI 버블을 논하기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보고서에도 버블 힌트가 있다
하나증권의 긍정적 해석과 달리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다섯 가지 기준을 제시하면서도 곳곳에 시장의 우려스런 시각을 담았다.
첫째, AI 관련 기업의 시가총액 증가가 실질 자본 소득의 할인 현재가치(PDV)를 훨씬 초과해, 밸류에이션이 기본 경제 펀더멘털을 앞서고 있다. 이는 현재 AI 시장이 단순한 기술 혁신 단계를 넘어서 투기적 과열 단계에 들어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보고서 전반에는 "아직 닷컴 붕괴 직전 수준의 거품은 아니다"는 점이 언급돼 있다.

둘째, AI 관련 기업들이 수익성보다는 성장과 점유율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무 구조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 이익이 줄거나 적자가 늘어나면 투자자들의 신뢰가 저하되고 자금 조달 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 결국 이는 주식시장에서 AI 기업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증폭시켜 버블 붕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하나증권은 "M7(Magnificent 7) 중에 마지막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엔비디아 실적발표(한국시간 20일)는 AI 설비투자 우려를 완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시영 기자 ib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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