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지오센트릭, 나프타 대신 에탄으로 원가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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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지오센트릭, 나프타 대신 에탄으로 원가 절감

SK지오센트릭이 나프타분해시설(NCC)에 나프타 대신 에탄(Ethane)을 원료로 투입한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에 나프타 보다 원가가 3분의 1에 불과한 에탄을 넣어 NCC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같은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 에쓰오일(S-Oil)이 원유에서 화학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공정을 내년에 가동할 방침이어서 값싼 에틸렌 생산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SK지오센트릭은 SK가스와 에탄 사업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회사는 "원료 구조 다변화와 공정 효율화를 통해 NCC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에탄은 기존 나프타보다 가격 안정성과 에틸렌 생산 효율이 높은 원료다. 북미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라 중국, 인도, 유럽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이 이미 폭넓게 활용 중이다. 특히 북미 지역은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 공급이 구조적으로 안정화돼 있어 해상 운송비와 터미널 운용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에탄이 나프타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가스는 기존 액화석유가스(LPG)·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를 바탕으로 에탄 저장·하역이 가능한 터미널을 개발하고 있으며 SK지오센트릭을 포함한 울산 석유화학단지 주요 기업들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최안섭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에탄 사업 협력을 통해 NCC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제고하고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불황 국면에서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SK지오센트릭의 이런 결정에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구조적 불황에 직면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에틸렌 등 석유화학제품을 기존 NCC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나프타 공급 구조가 바뀌면 공급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SK지오센트릭이 에탄 전환을 선제적으로 추진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조적 불황 속에서 원료비 절감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SK지오센트릭의 전략은 비용 구조 차별화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석유화학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율적 사업 재편과 경쟁력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점도 SK지오센트릭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원료비 경쟁뿐 아니라 구조조정 국면에서의 선제적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란 시각이다. 앞서 산업통상부는 지난 8월 '석유화학 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업별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SK지오센트릭 관계자도 "에탄 도입 추진은 원료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석유화학산업 구조개선을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울산산단 내 SK지오센트릭·에쓰오일·대한유화는 산업 재편을 위해 정부가 요구한 자율 감축안 제출을 앞두고 감산 범위와 통합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각자 외부 컨설팅을 통해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증설 이후 울산 재편 과제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했으며 대한유화는 BCG를 포함해 맥킨지앤드컴퍼니·베인앤드컴퍼니를 후보군에 두고 검토 중이다. SK지오센트릭도 최근 BCG를 컨설팅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SK지오센트릭이 에탄 도입을 통해 원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려는 반면,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로 나프타 증산 기반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며 "전략 방향의 차이가 울산산단 내 구조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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