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여성 기자에 ‘돼지’(piggy) 발언한 트럼프에 “솔직하고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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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여성 기자에 ‘돼지’(piggy) 발언한 트럼프에 “솔직하고 정직”
자신에게 거북한 질문을 한 여성 기자에게 “돼지”(piggy)라고 부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백악관 대변인이 “매우 솔직하고 정직한 대통령”이라며 옹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로이터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를 돼지라고 부른 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이 방에 있는 모두에게 매우 솔직하고 정직하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분도 직접 목격하고 경험했다. 나는 미국인이 대통령의 재선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그의 솔직함과, 가짜뉴스를 보면 지적하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그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그와 그의 행정부에 관해 가짜뉴스를 퍼트리면 화를 낸다”고 주장했다. 레빗 대변인은 또 “그는 역사상 가장 투명한 대통령”이라며 “이 자리에 있는 모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보여주는 솔직함과 개방성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레빗 대변인의 답변은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매일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는 점을 전임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비교하며 강조한 것이지만, 여성 기자를 조롱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는 논리가 생뚱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자신에게 엡스타인 파일을 아직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블룸버그 통신의 캐서린 루시 기자의 말을 끊으면서 “조용히 해. 조용히 해, 돼지(piggy)”라고 말했다. 미국기자협회(SPJ)는 지난 19일 성명에서 ‘돼지’ 발언 뿐 아니라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에서 빈 살만에게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물어보던 ABC 방송 여기자를 “끔찍하다”고 비난한 것까지 묶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SPJ는 “이런 사건들은 일회성이 아니다. 틀림없는 적대감 패턴의 일부이며 종종 여성을 겨냥한 이들 사건은 자유롭고 독립적인 언론의 핵심 역할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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