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이 올해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을 넘기면서 연말 가계대출 창구가 닫힐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실행분 주택 관련 대출부터 막고 있지만, 집값이 진정되지 않은 경우 내년 초 새 연간 목표가 설정되더라도 대출 문턱을 낮추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늘어난 가계대출(정책대출 제외)은 총 7조8953억원이다. 4대 은행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올해 증가액 한도 목표인 5조9493억원보다 32.7% 많다.
당국은 6·27 대책 발표 당시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 목표액을 올해 초 설정했던 규모의 약 절반으로 줄여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은행권은 축소된 새 수치를 제시했지만, 11월 말 현재까지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가 이미 목표를 33%나 넘어섰다.
은행별로 보면 4개 은행 모두 자체 개별 목표를 초과했다. 초과율은 은행에 따라 낮게는 9.3%에서 높게는 59.5%에 이른다. 대상을 5대 은행까지 넓히면,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아직 가계대출 증가액(1조8000억원)이 목표(2조1200억원)에 못 미쳐 총량 관리에 여유가 있다.

목표액을 넘어선 각 은행은 비상 조치로 일단 대출 창구를 속속 닫고 있다. 국민은행은 22일 비대면 채널에서 올해 실행 예정인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 신규 접수를 막았다. 다른 은행에서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타 은행 대환대출(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타 신용대출 Ⅰ·Ⅱ'도 같은 날 중단됐다. 대면 창구에서도 24일부터 올해 실행분 주택 구입 자금용 주택담보대출을 접수하지 않는다. 하나은행도 25일부터 올해 실행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신규 접수를 제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쏠림현상'이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 취급 중단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769조2738억원으로, 이달 들어 2조6519억원 늘었다. 이미 10월 전체 증가 폭(2조5270억원)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증가액(1326억원)은 7월(1335억원) 이후 가장 많다. 주택담보대출(+1조1062억원)의 경우 아직 전월(+1조6613억원) 증가 폭보다 작지만, 일 증가 속도(+553억원)는 전월(+536억원)보다 빠르다. 특히 신용대출이 1조3843억원 늘어 월말까지 열흘이나 남았음에도 2021년 7월(+1조8637억원)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십자말풀이 풀고, 시사경제 마스터 도전! ▶ 속보·시세 한눈에, 실시간 투자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