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환율이 1470원대를 돌파하는 등 최근 7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의 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환율 상승은 주주환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 전환을 앞두고 있어 최대한 자본비율을 높여놔야 한다는 점도 부담인 상황이다. 당분간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금융사들의 자본비율 관리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중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두 곳이 직전분기 대비 CET1 비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지주는 3분기 직전분기 CET1 비율(13.62%)에서 0.06%포인트 하락한 13.56%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분기 13.39%에서 13.3%로 0.09%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는 3분기 각각 13.83%, 12.92%를 기록, KB금융은 직전분기대비 0.06%포인트, 우리금융지주는 같은기간 0.1%포인트 올랐다.
일부 금융지주의 CET1 비율 하락은 환율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원·달러환율 상승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금융지주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인 CET1 비율 관리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즉, 환율 상승은 위험가중치가 높은 금융지주의 외화자산 가치를 부풀리고, 보통주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인 CET1비율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은행권에서는 원·달러 환율 10원 상승시 CET1 비율이 약 0.01~0.03%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신한금융지주의 9월 말 기준 RWA는 348조원으로, 직전분기대비 8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상승 영향으로 외화 표시 자산 및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서다. 하나금융 역시 3분기 수수료 손익이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 상승 영향으로 약 450억원 규모의 환차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CET1 비율을 13% 대에서 방어했지만, 당분간 고환율이 지속될 전망이어서 4대 금융지주 및 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부터 금융권의 모험자본 투입이 대폭 늘어나기에 최대한 자본비율을 높여놔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5년간 4대 금융지주는 40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투입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80조원, 하나금융지주는 100조원, KB금융과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110조원 규모다.
당분간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위기대응체제 상시가동으로 환율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매월 그룹 위기대응협의회를 통해 환율 영향에 따른 보통주자본비율 시뮬레이션 등을 실시하고, 환율 민감자산 관리를 통해 CET1 비율 민감도를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다. KB금융은 그룹차원에서 투자 손익을 제외한 외화환산 손익을 최소화 하기 위한 환헤지 실시 등 외환포지션 노출도를 관리하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들어 원·달러환율 변동성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만큼 그룹차원에서 적극적인 대비를 하고 있다"며 "KB의 경우 환율 10원당 2bp(0.02%포인트) 수준으로 CET1 비율이 변동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환율상승은 비이자이익에서 환평가손실이 반영되는 것 뿐만 아니라 CET1 하락요인으로 작용해 CET1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주주환원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상반기 대비 높아진 성장과 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금융지주들의 3분기 CET1 비율은 2분기 대비 소폭하락 불가피하며, 환율 급등은 은행업종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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