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美전쟁부… ‘강한 미군’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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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美전쟁부… ‘강한 미군’ 메시지
트럼프, 국방부 개명 행정명령 서명 방어 태세 떠나 공격 가능성 열어둬 당국자들 혼란… “국내정치용” 비판도 “새 전략, 중·러 대응보다 본토방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국방부(Department of Defense)’의 명칭을 ‘전쟁부(Department of War)’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명칭 변경과 함께 미군의 호전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다짐이 이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쇼’일 뿐이라는 불만이 크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서명된 행정명령을 건네며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진행한 서명식에서 미국의 전쟁 승리를 위한 개칭이라며 “우리는 모든 전쟁에서 이겼어야 했다. 특히 지금 세계가 어떤 상황인지를 고려하면 전쟁부가 훨씬 더 적합한 명칭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결정적으로 승리하지 못한 이유가 전투력 강화보다 ‘정치적 올바름’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우리는 방어만 하지 않고 공세에 나설 것”이라며 “우리는 수호자뿐만 아니라 전사를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국방부는 ‘전쟁부 장관’, ‘전쟁부’, ‘전쟁부 부장관’ 같은 보조적인 명칭을 공식 문서와 행사 등에서 사용하는 게 가능해진다.

미 국방부는 1789년부터 1947년까지 ‘전쟁부’로 불리다가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전쟁부를 육군과 공군으로 분리하고 당시 독립된 해군과 합치면서 국방부로 명칭이 바뀌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내부의 불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행정명령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들은 혼란과 분노,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현직 당국자들은 “이것은 순전히 국내에 있는 정치 청중을 위한 것”이라며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중국이나 러시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편 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공개할 새 국방전략(NDS)이 중국, 러시아 억제보다 본토 방위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기존의 대중(對中) 정책과도 달라진 것이어서 미국 내 대중 강경파를 격앙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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