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피 희망 재단(Sophie's Hope Foundation)은 최근 원주의과대학 소아과학교실 강윤구 교수, 고려대학교 생명정보공학과 전현식 교수, 코네티컷대학교 이영목 교수 공동 연구팀의 연구 제안을 선정하고 총 10만 달러 연구비 지원을 확정했다.
강윤구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교수.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제공 연구팀은 당원병 Ib형(GSD-Ib) 환자에서 나타나는 호중구 기능 저하(neutrophil dysfunction)를 개선할 수 있는 신규 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기반으로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당원병-Ib는 혈당 문제뿐 아니라 면역 기능 저하를 동반해 반복 감염, 구강 궤양, 염증성 장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난치 희귀질환이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환자 수가 적다는 이유로 국가연구비 심사에서 여러 차례 배제됐으나, 연구팀이 직접 미국 환우회에 제안서를 제출해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서 연구가 새로운 돌파구를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전체 환자 수는 많지 않지만, 연세대학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약 150명의 당원병 환자를 장기적으로 추적·관리하고 있다. 이는 단일 기관 기준으로 보면 세계적으로 드물게 큰 규모다.
이런 경험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는 전국 단위의 체계적인 당원병 관리 시스템과 높은 수준의 진료·연구 성과가 축적되어 왔다.
연구팀의 전문성과 데이터 기반 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이번 선정 과정에서 높게 평가됐다. 이는 국내 당원병 연구의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한 중요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 지원을 통해 당원병 Ib형 환자 치료뿐만 아니라, 호중구 감소증을 보이는 다양한 환자군에서 적용 가능한 새로운 관리 전략이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제 환우회-한국 의료진-미국 대학 연구팀 간 협력이 실제 연구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로 그 의의를 높게 평가받고 있다.
강윤구 교수는 “희귀질환 환자에게 필요한 연구가 국내 사정만으로는 추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이번 지원은 한국의 당원병 진료·연구 체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크고 환자를 위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연구를 이어갈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원주=배상철 기자 bsc@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