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도 똘똘한 한채?…반등이냐 양극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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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도 똘똘한 한채?…반등이냐 양극화냐
마르크 샤갈18871985 BelarusianFrench Bouquet de Fleurs oil on canvas 1004×732cm40 1937 사진서울옥션마르크 샤갈1887~1985, BelarusianFrench, [Bouquet de Fleurs], oil on canvas, 100.4×73.2cm(40), 1937. [사진=서울옥션]
모든 자산의 가치가 솟구치는 에브리씽 랠리가 한동안 이어진 가운데 국내 미술시장을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바닥을 찍고 반등했다는 낙관론과 호황을 예측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신중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1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매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 미술시장이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서울옥션이 지난달 처음으로 선보인 ‘이브닝 세일’에서 마르크 샤걀의 ‘Bouquet de Fleurs’(꽃다발)이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94억원에 낙찰되며, 이 같은 기대감에 불을 지폈다. 이번 세일에서는 마르크 샤갈 외에도 김환기, 이우환, 앤디 워홀, 데이비드 호크니 등 국내외 거장들의 작품이 줄줄이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총액이 233억원으로, 2021년 8월 이후 처음으로 200억원대를 돌파했다.  
 
주요 경매사인 케이옥션도 최근 호실적을 기록했다. 9월에는 이중섭의 ‘소와 아동’이 시작가보다 10억원 이상 높은 35억2000만원에 낙찰됐고, 11월에는 김환기의 ‘답교’가 18억8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침체에 몸을 사렸던 경매업계는 해외 홍보에 나서는 등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자산시장의 상승세 등을 지켜보고, 11월 경매를 크게 열었다"며 "이브닝세일 등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실행한 계획들이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원화 약세 등의 영향으로 최근 해외 고객들의 문의가 늘었다"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샤갈, 앤디워홀, 호크니 등 해외 수요가 확실한 거장들의 작품 위주로 소싱했다. 내년부터 해외 홍보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부연했다.  

반면, 옥석가리기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경매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경매 실적 등 수치만 보면 반등으로 읽을 수 있지만, 큰 작품 한두점이 시장을 견인하는 것”이라며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잠깐 상승세를 탔지만, 여전히 자산시장을 불안한 눈으로 보는 분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해외 컬렉터를 국내 시장으로 유인할 만한 작품도 많지 않다. 이 관계자는 "원화 약세를 비롯해 해외 대비 저렴한 국내 경매 시장 수수료율은 해외 큰 손들에게 이점이다"라면서도 "이들을 매료시킬 작품이 국내엔 많지 않다"고 상황을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특정 현상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똘똘한 한 채가 팔렸다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났다고 호도하지 않듯, 미술시장도 마찬가지"라며 "소더비, 크리스티 등 해외 경매사들도 클림트, 프리다 칼로, 바스키야, 루벤스 등 대작을 출품해 마케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매사들은 주요 작품들을 아껴뒀다가 불황 때 선보이곤 한다"며 "똘똘한 하나가 팔리면 호황이 시작됐다며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전형적인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아주경제=윤주혜 기자 juju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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