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국내 벤처투자 1조원 돌파"…AI 쏠림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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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국내 벤처투자 1조원 돌파"…AI 쏠림 강화

8월 국내 벤처투자 금액이 1조원으로 늘어나며 두달 연속 반등했다. 연기금 자금 유입과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분야가 압도적 자금 집중을 이끌며 벤처투자 심리를 되살리고 있다.


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국내 벤처투자 금액은 약 1조원으로 집계돼, 지난 7월(약 8000억원)에 이어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


투자금은 인공지능(AI)·딥테크·블록체인 분야에 몰렸다. 최근 스타트업 분석 플랫폼 혁신의 숲이 발표한 '8월 스타트업 투자유치 결산'을 보면, 인수합병(M&A)과 기업공개(IPO) 사례를 제외한 신규 투자유치 금액 총 4425억원 중 AI·딥테크·블록체인 분야가 1446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헬스케어·바이오(863억원), 제조·하드웨어(515억원) 분야가 그 뒤를 이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부터 국내 벤처시장 투자금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벤처투자를 하지 않던 연기금 투자풀이 벤처투자 펀드를 조성했고, 내년부턴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가 시행된다"며 "미국도 퇴직연금 계좌인 401(k)를 통해 가상자산, 사모펀드 등 대체자산 투자가 가능해졌다. 모두 시장의 수요를 늘리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투자유치 사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업스테이지(620억원) ▲AI 추론 플랫폼 기업 프렌들리AI(275억원) ▲AI 데이터 기업 셀렉트스타(205억원) 등이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지난달 '국산 AI LLM(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위해 최종 선정된 5개 정예팀 중 한곳을 이끌면서 벤처투자 업계의 이목을 끈 스타트업이다. 이번 시리즈B 브릿지 단계에서 620억원을 유치하며 누적 투자금은 2000억원 규모로 늘었다.


업스테이지에 대한 이번 투자는 AI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 활발하게 투자 중인 한국산업은행이 주도했다. 글로벌 기업 아마존과 AMD가 새로 합류했으며, 인터베스트·KB증권·신한벤처투자 등도 신규·기존 투자자로 참여했다.


각종 정책 지원도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장벽을 낮추고 있다. 정부는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비전과 함께 모태펀드 확대, 연기금·금융기관의 벤처펀드 출자 규제 완화 등 다양한 투자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이 참여할 수 있는 공모펀드인 BDC도 도입된다. 정책금융 기관도 대형 AI 스타트업에 자금을 선제적으로 집행하고 있다. 산업별 AI 실증사업과 데이터·반도체 인프라 지원도 병행 중이다.


올해 들어 AI 관련 기업의 상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월 비정형데이터 분석 기업 뉴엔AI가 코스닥에 입성했고, 이달에는 안보·산업 빅데이터 기업 에스투더블유, 다음 달에는 AI 모델 경량화 기업 노타가 각각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번 투자과정에서 기업가치 7400억원을 인정받은 업스테이지도 연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AI 소프트웨어 상장사가 적다'는 상반기 주식시장의 우려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김수연 연구원은 "앞으로 포트폴리오에서 AI를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비상장시장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고, 그 중심에 AI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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