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불장’에 10억원 이상 주식자산을 가진 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장에서 억대 수익을 낸 고액 자산가들과 주식 ‘포모’(소외 공포)로 인해 무작정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손실을 본 투자자들로 금융투자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3926.59)보다 6.22포인트(0.16%) 내린 3920.37에 거래를 마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뉴시스 1일 한양증권에 따르면 예탁자산 10억원 이상 고액 계좌의 올해 1~11월 평균 수익률은 80.5%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합산 평균 상승률(51.5%)을 크게 웃돈다. 1억원 이상 계좌 평균 수익률은 70.1%, 5000만~1억원은 55.4%, 1000만~5000만원은 51.7%였다. 10억원 이상 고액 계좌 등 자산 상위 계좌 대부분은 5개 내외로 압축된 소수 종목 집중형 포트폴리오였다. 즉 안정적으로 누적수익률을 방어하기 위해 위험한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보단 안전한 대형주 위주로 장기간 투자하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이들이 보유한 주요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26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불장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 간 심리적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장중 코스피 지수가 처음으로 4100선을 돌파한 지난 10월30일 기준 NH투자증권 고객 240만1502명 중 손실이 발생한 투자자는 131만2296명(54.6%)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손실 금액은 총 12조2154억원으로, 1인당 평균 931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