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이재명 정부의 첫 주택공급 대책인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이 부진한 건설주의 주가 흐름에 '변곡점'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8일 진단했다. 이미 건설업종의 주가가 상당히 조정받은 상태에서 뚜렷한 반등 모멘텀도 나타나고 있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단기보다는 장기적 접근을 권고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건설주 영향' 보고서에서 "과거 정권들에서부터 이어진 반복적인 주택공급 대책 발표와 낮은 실행률에 따라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더 이상 주택공급 목표 '숫자'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경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전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5년간 수도권에 매년 27만호의 주택착공을 통해 총 135만호를 공급하는 대책을 공개한 상태다. 이재명 정부의 첫 주택공급 대책인 이번 대책에는 ▲LH의 역할 확대 및 LH 소유 비주택용지 용도 전환 등을 통한 수도권 공급 활성화 ▲유휴부지 활용을 통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 2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공급대책과 함께 규제지역 담보인정비율(LTV) 강화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 2억원 제한 등의 추가 규제 사항도 발표됐다.
장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현 주가 흐름에 변곡점을 만들 요소가 없다"고 이번 주택 대책을 평가했다. 그는 "주택 공급자로서 공공 (LH) 역할 증대, 도심 내 공공 유휴부지 활용 등 공공이 상당히 강조되고 있어 민간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관심을 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또한 "건설업종, 특히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주 주가는 최근 2개월간 부동산 규제 기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및 사망사고 규제 강화 등으로 대표되는 노무 이슈 등으로 인해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업종 주가가 상당히 조정받은 상태이나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장 연구원은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KB증권의 커버리지 기업 중에는 9월 중 삼성물산의 주가가 양호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3분기를 저점으로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1월 말에는 새로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E&A의 경우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낮은 상대적 매력 지속되는 구간이지만, 본업 개선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주주환원 증가 여부가 향후 추세에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최선호주인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실적 및 국내 사업 불확실성이 주가를 누르고 있으나 실적 불확실성이 감소하고 원전기대감이 본격화될 9월말 ~ 10월부터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