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그리는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월드컵 조 추첨을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홍 감독은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다. 이번 일정의 핵심은 오는 6일 오전 2시 케네디 센터에서 열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 참석이다. 이후 베이스캠프 후보지와 조별리그 경기장을 둘러보고 귀국할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FIFA 랭킹에서 22위에 올라 사상 첫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배정을 확정했다. 상대적으로 강팀을 피할 확률이 높은 포트2를 목표로 해 온 결과다. 결국 같은 포트2에 속한 크로아티아, 모로코, 콜롬비아, 우루과이 등 강팀을 조별리그에서 만나지 않는다.
‘행운의 조’를 꿈꾼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포트1에서 개최국(캐나다, 미국, 멕시코) 중 한 팀을 만나고, 포트3에선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포트4에선 월드컵 무대가 처음인 퀴라소(82위), 아이티(84위)를 만나는 것이다. 이번 조편성 규정상 유럽국가가 반드시 1개국 이상 2개국 이하로 포함돼야 한다. 현재까지는 포트3의 스코틀랜드(36위)가 최적이다.
사진=뉴시스 조별리그에서 약팀을 만나면 8강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SPN 콜롬비아판은 “한국은 여러 팀을 위협할 만한 전력을 갖췄다”며 “좋은 경기력만 유지한다면 8강 진출도 충분하다. 8강에 오르더라도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고 전했다. 문제는 ‘죽음의 조’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포트3, 포트4에도 강호들이 즐비하다. 포트3에 속한 노르웨이(29위), 이집트(34위)를 피해야 한다. 노르웨이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역대 최소 경기(111경기) 100득점을 달성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 이집트엔 EPL 역대 최다 득점왕 공동 1위 주인공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뛰고 있다. 더불어 유럽 플레이오프를 통해 강호 이탈리아, 덴마크 등이 포트4에 속할 가능성도 있어 변수는 더 커진다.
조 추첨이 끝나도 홍 감독은 바쁘게 움직인다. 이번 대회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개최하는 만큼 여느 월드컵보다 넓은 지역에 진행된다. 베이스캠프는 대회 기간 숙소, 훈련장을 갖춘 대표팀의 거점으로 활용된다. 선수단의 컨디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위치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한국은 이미 한 번의 실패를 맛봤다. 홍명보호 1기였던 2014 브라질 대회 조별리그 탈락 요인 중 하나로 베이스캠프가 꼽혔다. 당시 베이스캠프의 기후가 실전 경기장과 많이 달랐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홍명보호는 이미 FIFA가 제시한 베이스캠프 후보지 중 30여곳을 1차로 답사했다. 이번 최종 답사에서 기후·이동거리·훈련시설 등 여러 요소를 꼼꼼히 따져볼 계획이다. 이후 코치진과의 상의를 통해 최종 후보군을 추린다. 베이스캠프지 선정은 각국이 원하는 후보지 5군데를 뽑고, 우선순위를 매겨 내년 1월9일까지 FIFA에 제출하는 방식이다. 만약 다른 국가와 중복될 경우, FIFA가 랭킹과 경기장 이동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