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베덴의 환희냐 정명훈 섬세함이냐…두 거장이 선사하는 송년 ‘합창’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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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베덴의 환희냐 정명훈 섬세함이냐…두 거장이 선사하는 송년 ‘합창’ 무대
서울시향·KBS교향악단 공연 베토벤 교향곡 9번 연주 대결
올해도 주요 교향악단과 콘서트홀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송년 무대를 만들고 있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 ‘환희의 송가’에 감명받은 악성(樂聖)이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며 인류애와 화합을 강조한 작품이다.
얍 판 츠베덴(왼쪽), 정명훈 ‘합창’이 송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건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두 달 뒤인 1918년 12월 31일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열린 공연부터다. 올 연말에도 독일에선 빈 심포니, 라디오심포니 오케스트라 베를린 등이 송년 프로그램으로 ‘합창’을 연주한다.

1948년 11월 서울교향악단 창단 1주년 기념공연으로 ‘합창’이 초연된 우리나라에선 올해 ‘서울시립교향악단·얍 판 츠베덴’과 ‘KBS교향악단·정명훈’으로 판이 벌어져 클래식 음악 애호가 선택이 쉽지 않게 됐다. 서울시향은 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소프라노 서선영,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우경, 베이스 심기환 등 솔리스트, 고양시립합창단·성남시립합창단과 함께 합창을 연주한다.

서울시향은 정명훈이 이끌던 시절인 2008년 12월 이 작품을 송년 프로그램으로 선보여 폭발적 인기를 끈 이후 매년 12월 ‘합창’을 송년 프로그램으로 편성해왔다. 2024년 서울시향 음악감독으로 정식 취임한 츠베덴도 2023년부터 ‘합창’을 연주했다. 츠베덴 특유의 속도로 절정을 향해 치닫는 ‘환희의 송가’가 예상된다.

마에스트로 정명훈과 KBS교향악단의 ‘합창’은 24일 고양아람누리, 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8일 세종예술의전당, 30일 서울 세종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울려 퍼진다. KBS교향악단 계관지휘자인 정명훈은 오랜 협업으로 다져온 해석과 견고한 호흡을 바탕으로 ‘합창 교향곡’의 장엄한 울림을 이끌 예정이다. 정명훈 특유의 섬세함과 압도적인 에너지가 기대되는 무대다. 소프라노 최지은, 메조 소프라노 양송미, 테너 손지훈과 바리톤 김기훈이 4악장 무대에 서며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참여한다.

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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