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반포는 안정, 성수·서울숲은 성장… 실거래로 본 부촌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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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반포는 안정, 성수·서울숲은 성장… 실거래로 본 부촌의 갈림길
압구정 평균 매매가 약 67억 원, 성수동1가 평균 약 24억 원
같은 초고가 시장이지만 압구정·반포는 거래 안정성, 성수·서울숲은 거래 단가에서 차이를 보였다. 뉴시스
서울 전통 부촌과 신흥 부촌의 자산 형성 방식이 실거래 데이터에서 선명하게 갈라졌다. 같은 초고가 시장이지만, 어떻게 사고 빌리느냐는 전혀 다른 그림이었다.

23일 부동산 실거래 데이터 플랫폼 집품이 2025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압구정·반포 일대는 중대형 평형 중심의 안정적 실거주 시장, 성수·서울숲 일대는 거래 건수는 적지만 거래 1건당 가격이 매우 높은 초고가 시장으로 뚜렷이 대비됐다.

서울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약 12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두 지역 모두 평균을 훨씬 웃도는 초고가 주거지다. 다만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과 거래의 밀도에서는 차이가 컸다

반포자이는 해당 기간 매매 97건이 이뤄졌고, 거래 가격은 70억~90억 원대에 집중됐다. 전용 84㎡·101㎡ 등 중대형 평형 위주 거래가 이어졌으며, 동일 면적 내 가격 변동 폭은 크지 않았다.

전세(312건·10억~20억 원대)와 월세(207건·보증금 1억~3억 원, 월 300만~600만 원대) 역시 활발해 실거주 중심의 안정적인 임대 구조가 유지됐다.

래미안퍼스티지도 비슷했다. 매매 72건(60억~80억 원대), 전용 84㎡·114㎡ 중심 거래가 이어졌고, 전세 178건·월세 187건으로 가격대 역시 비교적 촘촘했다. 반포 대단지 특유의 가격 방어력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압구정권 역시 흐름은 유사했다. 한양2차는 매매 10건으로 거래량은 적었지만, 전용 84㎡ 단일 또는 유사 면적 중심의 실수요 거래가 이어졌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매매 39건(60억~80억 원대), 신현대9차는 23건(49억~85억 원대)으로 대형 평형 위주의 거래 구조가 유지됐다.

임대 시장 역시 고가이지만 형태는 전통적이었다.

반면 성수동 서울숲 일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거래 건수는 제한적이지만, 한 번 거래될 때의 가격 레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갤러리아포레는 매매 7건에 불과했지만 가격은 80억~95억 원대에 형성됐다. 전용 170㎡~218㎡ 초대형 평형 중심 거래였고, 전세는 최대 55억 원, 월세는 월 1800만~40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가격 분화가 더 극단적이었다. 매매 6건의 가격 범위는 51억 원에서 290억 원까지 벌어졌고, 전 평형대에서 거래가 발생했다. 전세와 월세 역시 고액 자산가 중심의 임대 시장이 형성됐다.

다만 성수동 전체가 초고가 일색은 아니다. 강변건영아파트와 서울숲아이파크리버포레는 전용 59㎡·84㎡ 중심의 반복 거래가 활발했고, 전세·월세 역시 실거주 수요가 뚜렷했다. 트리마제는 전 평형대에서 고르게 거래되며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반영된 단지로 나타났다.

동 단위 실거래를 봐도 구조 차이는 분명했다.

압구정동은 매매 307건, 평균 거래가격은 약 67억8000만 원으로 거래 대비 가격 수준이 매우 높은 시장이었다. 반면 성수동1가는 매매 444건(평균 약 24억 원), 성수동2가는 180건(평균 약 19억 원)으로 거래량 중심 시장 성격이 뚜렷했다.

집품 관계자는 “실거래 데이터를 종합하면 압구정·반포는 중대형 평형 위주로 가격이 이미 높은 상태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구조인 반면, 성수·서울숲 일대는 초대형 평형과 초고가 거래가 새롭게 형성되며 부촌이 만들어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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