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삼 산업의 중심지인 충남 금산에 본사를 둔 대동고려삼㈜이 홍삼·흑삼 가공 기술을 앞세워 종합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통 인삼 산업에 첨단 제조공정과 표준화 시스템을 접목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대동고려삼 공장에서 맥반석·황토·숯을 결합한 3중 건조 공정과 발효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2002년 설립된 대동고려삼은 홍삼·흑삼을 중심으로 한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으로, 원료 수급부터 제조·유통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원스톱 사업 구조’를 구축해 왔다. 2013년 한국거래소 코넥스시장에 상장했으며, 현재 종업원 수는 179명이다. 2025년 6월 결산 기준 매출은 457억원, 자산 규모는 730억원에 달한다. 대동고려삼의 핵심 경쟁력은 특허 기반의 ‘융합 농축 시스템’이다. 분쇄·단시간·저온 추출 방식으로 기존 홍삼 농축 공정 대비 에너지 사용량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면서도 향과 맛, 유효성분 손실을 최소화했다. 여기에 맥반석·황토·숯을 결합한 3중 건조 공정과 발효·효소 처리 기술을 적용해 고기능 인삼 원료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은 생산 인프라 전반으로 이어진다. GAP·GMP·HACCP·FSSC22000 등 국내외 식품안전 인증을 갖춘 시설에서 홍삼 본삼류를 비롯해 농축액, 파우치, 캡슐, 정과, 분말, 타블렛 등 다양한 제형의 제품을 일괄 생산하고 있다. 이는 대기업·제약사·유통기업을 대상으로 한 OEM·ODM 수주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
실제로 대동고려삼의 OEM·ODM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를 웃돈다. 동시에 자사 브랜드 ‘불로건’과 흑삼 전문 브랜드 ‘진쎈’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사업도 병행하며 수익 구조의 균형을 꾀하고 있다. 원료성 제품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브랜드 제품 확대로 수익성을 높이는 이중 구조다.
연구개발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중심으로 홍삼·흑삼 가공 및 발효 기술, 성분 분리·정제 기술, 천연 한방 소재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등록 특허 60건과 해외 특허 5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능성 원료와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천연물 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동고려삼은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등을 주요 수출 시장으로 설정하고 국가별 맞춤형 제품 전략을 추진 중이다. 제형과 기능성에 대한 현지 수요를 반영해 제품을 공급하고, 원료 삼과 가공제품을 병행 수출하는 전략으로 시장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2023년 ‘수출 500만불탑’을 수상했다.
대동고려삼은 향후 수출 확대와 유통 채널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온라인·모바일 채널 강화와 함께 마트·백화점 입점 확대, 제약·건강기능식품 기업 대상 원료 공급 확대도 중장기 전략에 포함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전통 인삼 산업의 강점을 과학적 공정과 표준화된 품질 관리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며 “한국 홍삼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성근 대동고려삼 대표가 건조가 끝난 홍삼을 살펴보고 있다. 김정모 기자 ◆대동고려삼 최성근 대표 “에너지 10분의 1 추출 기술… 수출 1000만 달러 간다” 대동고려삼은 금산 인삼을 기반으로 한 천연소재 전문기업이다. 인삼을 직접 수매해 가공·건조·추출·농축까지 전 공정을 자체 기술로 수행하며, 완제품보다 원료 공급(B2B)에 집중해 성장해 왔다.
최성근(72) 대표는 “우리 회사의 뿌리는 한약”이라며 “천연소재를 과학적으로 가공해 사람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의 경영 철학은 ‘청명건(淸明健)’이다. 머리는 맑고, 마음은 밝고, 몸은 건강해야 한다는 의미다.
대동고려삼의 핵심 경쟁력은 특허 기반의 융합 농축 시스템이다. 기존 홍삼 농축이 수십 시간과 고온 공정을 거치는 것과 달리, 분쇄 후 단시간·저온으로 유효성분을 추출해 에너지 사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향과 맛, 성분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맥반석·황토·숯을 결합한 3중 건조 공정, 발효·효소 처리 기술을 통해 RG3, 컴파운드K 등 고기능 성분을 강화했다. 최 대표는 “원료 경쟁력만큼은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한때 자사 브랜드 중심 전략을 시도했지만 실패를 겪었다. 이후 원료 중심 B2B 기업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현재 매출의 70%가 OEM·ODM이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다시 B2C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동고려삼은 홍삼을 넘어 흑삼, 효소처리 고기능 흑삼으로 인삼 산업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개별인정형 건강기능식품 원료와 천연물 소재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 대표는 “한국 인삼은 세계인이 이미 신뢰하는 소재”라며 “어디서 구매됐고 어떻게 복용 할 것인지, 이 두 가지만 풀면 시장은 열린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2027년 수출 1000만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인삼 산업이 ‘홍삼 중심’에 머물러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홍삼은 인삼 산업의 중요한 축이지만 전부는 아니다”라며 “홍삼 다음 단계인 흑삼, 더 나아가 효소 처리와 발효를 통해 기능성을 강화한 고부가 인삼 소재로 시장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제품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인삼을 하나의 ‘소재 산업’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인식이다.
실제로 대동고려삼은 인삼뿐 아니라 인삼 열매, 버섯 등 다양한 천연물 소재에 자사의 추출·농축 기술을 적용하며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여성 갱년기 개선에 도움을 주는 개별인정형 원료를 생산하고 있으며, 기억력 개선을 목표로 한 천연물 소재 역시 기능성 인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 대표는 “한약을 오래 다뤄온 경험 덕분에 소재의 가능성을 보는 눈이 있다”며 “기술과 제도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인삼의 해외 경쟁력에 대해 “이미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소재”라고 평가했다. 다만 “과학적 데이터와 임상 근거가 체계적으로 축적되지 못한 점은 업계 전체의 과제”라며 “국가 차원의 연구와 데이터 구축이 병행된다면 수출 시장은 훨씬 빠르게 열릴 것”이라고 제언했다. 대동고려삼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원료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금산=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