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 초대형 롤러코스터가 들어서고 동물원은 기존 규모보다 30% 이상 넓어진다. 워터파크와 글램핑장이 조성되는 등 개장 23년 만에 대대적 새단장에 들어간다. 사업 추진 주체인 대전도시공사가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사업 추진을 밀어붙이자 실현 가능성과 목적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3일 브리핑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대전 오월드 재창조사업’ 계획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는 3300억원으로 내년부터 2031년까지 순차적으로 준공한다는 구상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23일 대전시청에서 대전오월드 재창조사업을 브리핑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2002년 중부권 최대 규모의 동물원으로 문을 연 오월드는 인근 전북과 충북 등에서 관광객이 몰리며 매년 100만명 이상 방문했다. 2013년 120만명을 찍었다가 2017년 109만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뒤 2019년엔 85만명으로 관람객이 뚝 떨어졌다. 올해 방문객 수는 68만명에 그치며 연간 운영적자액은 1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입장객 감소 요인으로는 시설 노후화와 어린이 위주의 놀이시설 운영으로 인한 세대확장성 한계, 출산율 감소 등이 꼽힌다. 낮은 요금도 적자의 원인이다. 대전 오월드의 성인 기준 자유이용료는 2만원으로 지역 놀이공원인 경주월드의 성인 종일권 5만4000원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하다.
대전 오월드를 관리운영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적자 타개와 인근 보문산 개발과 연계한 ‘보물산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2023년 2월부터 오월드 재창조사업에 돌입했다. 지난 18일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사업 타당성 평가를 통과했다.
도시공사는 공사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2077억원의 사업비를 승인받았다.
현 플라워랜드와 버드랜드 자리를 놀이공원구역으로 조성해 초대형 롤러코스터 4개를 들여온다. 조이랜드는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가족 친화형 놀이시설을 갖고 온다.
동물원은 당초 2만5000㎡ 규모에서 30% 이상 커진 3만3000㎡ 규모로 넓혀 볼거리를 늘린다. 글램핑장 20동과 워터파크도 조성한다. 도시공사는 재창조사업이 완료되면 연간 3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애초 보문산과 오월드를 연계해 ‘체류형 관광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대전시의 구상이 현실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현재 보문산에 케이블카,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보물산 프로젝트’가 답보 상태인데다 오월드 재창조사업비를 전부 도시공사가 지방채로 충당하면서 재무건전성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의 지난해 기준 부채 규모는 약 7조1344억 원으로 최근 2년간 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100%를 넘는다.
정국영 대전도시공사장은 “행안부 승인 기준을 받아 최대 300%까지 공사채를 발생할 수 있고 타당성평가를 통과한 건 경제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성심당 방문객 등 전국 관광객을 유입할 수 있도록 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