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마친 한빛원전 1호기…“10년 연장” vs “영구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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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계속운전 허가 신청 환경단체는 반대… 갈등 증폭
한국수력원자력이 설계수명 40년을 다한 전남 영광 한빛원전 1호기(가압경수로형·950㎿급)의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단체가 영구폐쇄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24일 한빛원전본부와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한빛1호기는 1985년 운영을 시작해 22일 자정을 기해 설계수명 40년을 다했다. 한빛1호기의 누적 전력 생산량은 27만6897GWh로 같은 기간 한빛원전 전체 누적 전력 생산량의 20.9%를 차지했다. 지난해 기준 한빛원전 1∼6호기는 국내 총 전력 생산량(59만5600GWh)의 7.6%인 4만5241GWh의 전력을 생산했다.

한빛1호기는 설계수명 종료를 앞두고 9일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가면서 가동을 멈춘 상태다. 한빛원전본부는 내년 9월까지 예정된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계속운전 설비 개선, 증기발생기 튜브누설검사(ECT) 및 전열관 정비, 원자로냉각재펌프 내장품 교체, 저압터빈 분해점검 등의 작업을 한다.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설계수명을 10년 연장하는 내용의 한빛1호기 계속운전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했다. 원안위는 최장 2년 내 심사를 거쳐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국내 상용 원전 26기 가운데 한빛1호기 등 계속운전 신청 원전 9기가 원안위 심사(계속운전 심사)를 받고 있다. 국내 첫 상용 원전인 고리원전1호기와 월성원전1호기는 한 차례(각 10년) 수명 연장을 거친 뒤 영구 정지된 상태다.

원안위는 최근 대통령에게 내년도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내년 중으로 원전4기의 계속운전 심사를 처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부가 원전 안전을 전제로 노후 원전의 계속 운전을 에너지 정책 방향으로 정하고 원안위가 고리2호기의 10년 계속 운전을 허가하면서 한빛 1호기도 계속 운전이 허가될 가능성이 크다.

환경단체는 설계수명이 종료된 한빛1호기의 즉각적인 폐로를 요구하고 있다. 영광지역 기관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빛원자력발전소 범군민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한빛원전은 수많은 고장과 사고로 인해 지역 농·축·수산물과 특산물 판매는 물론 영광군의 행정 발전과 지역경제 전반에 직간접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끼쳐왔다”며 “설계수명이 끝난 원전은 더 이상 가동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영광=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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