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9부 능선을 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안전보장"이 담긴 협상안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후 합동 브리핑을 열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합의에 이를 것으로 생각한다"며 "(종전안) 협상이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관련 합의가 있을 것이다. 유럽 국가들이 매우 깊이 관여하는 강력한 합의"라며 "유럽이 큰 부분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전안 협상의 "데드라인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최근 도출된 20개 항목의 종전안과 안전보장 문제, 전후 재건을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회담을 마친 후 "군사적 측면에서 100% 동의하고, 계획 전체는 90%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는 안전보장 내용에 대해 이견은 없으나, 영토 문제에서 아직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종전안 논의의 최대 쟁점은 영토 문제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전선을 기준으로 전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동부 도네츠크 철수와 돈바스 지역 영토 양도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양측의 입장 차이를 중재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일부 통제 중인 도네츠크 지역에 비무장지대와 자유경제구역을 조성하는 절충안을 제안했지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돈바스 문제 해법으로 미국이 제시한 자유경제구역 조성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많이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협상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냐는 질문에 '95% 정도일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돈바스 영토 문제와 관련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쟁점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매우 협조적"이라고 강조했다.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는 우크라이나 남부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의 원전으로,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다. 약 2주 전 러시아의 공격으로 외부 전력 공급을 일시적으로 상실했다. 현재 가동하지 않지만, 원자로 냉각을 위해 지속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미국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러시아가 공동으로 기업을 설립해 동등한 지분을 보유하며 미국이 최고경영자 역할을 하는 방식을 원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자포리자 원전 운영에 개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진행한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전하며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재건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담을 마친 후 푸틴 대통령과 유럽 정상들과 통화해 회담 결과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만났고,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을 포함한 유럽 정상들과 잇따라 통화하며 입장을 조율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곧 우크라이나와 유럽 대표단을 미국 워싱턴에 초청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테스트로 돌아보는 나의 2025년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