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호랑이표범국립공원(NCTLNP)에 설치된 무인 카메라에 야생 백두산 호랑이 어미가 새끼 다섯 마리와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28일 연합뉴스TV는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를 인용해 NCTLNP에서 호랑이 대가족이 함께 있는 모습이 잡혀 화제라고 전했다.

야생 백두산 호랑이는 일반적으로 한 번에 1~4마리의 새끼를 낳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섯 마리를 출산한 사례가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중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아직 먹이 자원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다섯 마리 새끼가 모두 생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를 매우 이례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이번 영상이 호랑이 번식과 양육에 대한 귀중한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중국 동북부 지역에서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 회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이번에 포착된 어미 호랑이는 약 9살로 추정되며, 새끼들은 생후 6~8개월가량 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지역에서는 최근 새끼 네 마리를 거느린 또 다른 어미 호랑이가 관측된 바 있으나 이번 사례와는 다른 개체로 확인됐다.
WWF의 글로벌 호랑이 보호 프로그램 '타이거스 얼라이브(Tigers Alive)'를 이끄는 스튜어트 채프먼은 "이 영상은 말 그대로 숨이 멎을 만큼 감동적이었다"며 "전 세계적으로도 새끼 다섯 마리를 거느린 야생 어미 호랑이를 촬영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호랑이 보전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 위대한 동물들에게 밝은 미래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우페이 WWF 중국사무소의 수석 프로그램 책임자 또한 "수년에 걸친 보전 활동은 호랑이를 구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며 "자연 훼손이 가속화되는 전 세계적 상황에서 '호랑이의 포효를 지켜라(Save the Roar)'라는 메시지는 다른 멸종위기종 보호에도 희망과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2017년 NCTLNP를 공식 출범시키며 대규모 보호 정책을 시행했고, 러시아와의 국경을 넘나드는 생태 통로 복원에도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호랑이 개체 수 증가는 곧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의 회복을 의미하며, 이는 숲과 초원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1998년 기준 12~16마리에 불과했던 야생 백두산 호랑이 개체 수는 현재 약 70마리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두산 호랑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호랑이 아종으로 과거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러시아 연해주에 널리 분포했다.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20세기 후반 급격히 감소했으며 현재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종(EN)으로 지정돼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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