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이것’ 조심해야…‘홀리데이 하트 증후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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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이것’ 조심해야…‘홀리데이 하트 증후군’이란
송년회와 크리스마스, 신년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연시에는 심장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과음과 과식,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이른바 ‘휴일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휴일 심장 증후군은 연휴 기간 술을 많이 마신 뒤 12~36시간 이내에 빠르고 불규칙한 심장 박동, 가슴 두근거림, 어지러움,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심한 경우 심방세동, 심부전,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돌연사 위험도 있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평소 건강하던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픽사베이 통계에서도 연말연시 심장질환 위험 증가는 뚜렷하다. 미국 최대 응급의료업체 AMR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심장질환 관련 응급 상황이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협회(AHA) 역시 매년 12월 25일부터 1월 초 사이, 특히 연말 마지막 주에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중 가장 많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휴스턴의 심장내과 전문의 빈두 체브롤루 박사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후에는 알코올 섭취뿐 아니라 나트륨 과다 섭취, 과식, 수면 부족, 정신적 스트레스가 동시에 작용해 심장질환 발생이 급증한다”며 “휴일 심장 증후군은 과음뿐 아니라 한두 잔의 술로도 나타날 수 있어 음주량 조절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대와 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2015~2019년 병원 밖 심정지 사례 약 8만9000건을 분석한 결과, 휴일의 심정지 발생 위험은 평일보다 최소 6%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마스는 9.6%로 가장 높았고, 설날(8.2%), 새해 첫날과 추석(각각 6%)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심장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동시에 겹친다고 지적한다.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체내 수분과 전해질을 감소시켜 심장 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들고,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심장 수축 기능을 떨어뜨린다. 여기에 추운 날씨로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며, 가족 모임과 연말 일정으로 인한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 심혈관계는 큰 압박을 받게 된다.

심장질환의 대표적인 경고 신호는 극심한 흉통이다. 쥐어짜는 듯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 호흡 곤란, 공포감이 동반될 수 있으며, 특히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연말연시 심장질환을 예방하려면 기본적인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음주 최소화 또는 금주 ▲짠 음식과 과식 피하기 ▲충분한 수분 섭취 ▲하루 7~8시간 수면 유지 ▲카페인 음료와 술을 함께 마시지 않기 ▲심장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병원 방문을 권고하고 있다. 고위험군의 경우 스마트워치 등으로 심박수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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