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명되면서 정치권이 혼란한 가운데, 조갑제닷컴 대표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보수 논객인 조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 대해서는 비교적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조 대표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배신은 '윤 어게인(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의 본성"이라며 "박근혜 탄핵에 열렬히 찬성했던 이혜훈은 윤석열의 불법 계엄과 부정선거 음모론은 사소한 것이라 탄핵에 반대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헌법재판소가 국민 신임 배반자라고 규정한 윤석열 비호는 헌법과 민주에 대한 배신"이라며 "'윤 어게인' 세력의 배신행위는 이재명 정권의 방패 역할을 해왔다. 정권이 아무리 잘못해도 '윤 어게인'보다는 낫다는 여론이 정권의 실정에 대한 공격을 물타기해버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들 중 한 명인 이혜훈을 발탁한 것은 '윤 어게인'들의 평소 노고에 대한 감사 표시로 자연스럽다"라고 비꼬았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및 구속에 대한 이 전 의원의 과거 행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28일 이 전 의원이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정치권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을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올해 대선에서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
특히 그는 올해 초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연단에 여러 차례 올라 "탄핵소추 절차 자체가 불법" "(민주당처럼) 나라를 흔드는 세력이 내란 세력"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후에는 TV 토론에서 "도주할 수 없는 구금 상태에 있던 현직 대통령에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15자 결정문으로 구속해버리는 부분에 대해 국민 상당수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황급히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전 의원을 제명 조처했다. 국민의힘은 "이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함으로써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을 남기고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 행위를 했다"며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직을 정치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이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국민 사과와 함께 최대한 이른 시일 내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민생·경제에 있어선 이념이나 정파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오랜 소신"이라며 "제가 보수적인 경제 철학을 가진 것도 사실이지만, 보수 진영 내에서도 끊임없이 경제 민주화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번 제안을 받고 진정성이 있는 제안이라는 생각을 했고, 경제 민주화에 대한 오랜 소신을 실행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내각 합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에 대해서는 "계엄이 잘못됐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 계엄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변 의원들에 얘기하기도 했다"며 "다만 당에 소속된 당협위원장이다 보니 당의 입장을 따라간 적이 한 번 있기는 하다. 그런데도 계엄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은 분명히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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