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행사잔에 마련된 SKT 전시관. [사진=SK텔레콤] 국내 통신 3사가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를 패싱한다.
올해 초 SK텔레콤이 직접 CES에 전시관을 열었으며 3사 대표가 모두 AI 사업 파트너를 찾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지만 해킹 등 현안이 산적한 현재 공식적인 CES 일정 소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3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정재헌 SKT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모두 내년 CES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임원단 파견도 없으며 SKT는 SK그룹을 통해서도 CES 행사장에서 별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을 방침이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 모두 CEO는 물론 공식적인 임원단 참가도 없다”며 “다만 기술 담당 임원 등이 개별적으로 참관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열린 ‘CES 2025’와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 1월 열린 CES에는 유영상 SKT 대표를 비롯해 김영섭 대표와 홍범식 대표가 모두 참석해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SKT는 ‘AI 데이터센터’를 주제로 전시관까지 마련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전시관은 운영하지 않았지만 임직원 참관단을 파견해 현지에서 협력사를 만나고 AI 사업 파트너를 모색한 바 있다.
내년 CES 2026에 통신 3사가 관심을 줄인 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지난 4월 SKT 해킹 사태를 시작으로 KT, LG유플러스까지 해킹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거나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CES에 집중할 여력이 없다고 통신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보안 현안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CES 등에 투입할 자원이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집에 난 불을 먼저 꺼야 외부도 둘러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ES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가전 전시회로 시작한 CES는 이제 IT, 전자, 제조, 자동차 등 사실상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제 행사로 발전했다. 행사장에서 기업 간 기술 발표 경쟁이 치열한 만큼 국내 통신사들이 CES를 통해 얻을 실익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또 통신업계로서는 내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및 커넥티비티 기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이 있는 만큼 투입 자원 대비 기술 홍보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CES를 과감히 포기한다는 것이다.
CES에 투입될 자원을 MWC에 추가로 투입해 혁신 기술 발표와 기업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 통신 3사의 공통된 방침이다.
아주경제=김성현 기자 minus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