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미슐랭 3스타 향한 셰프들의 도전… 화려한 요리 뒤에 숨은 통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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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미슐랭 3스타 향한 셰프들의 도전… 화려한 요리 뒤에 숨은 통증은?
일본의 인기 드라마 ‘그랑 메종 도쿄’의 후속작인 영화 ‘그랑 메종 파리’가 최근 개봉했다. 주연을 맡은 일본 국민 배우 ‘기무라 타쿠야’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의 개봉 당시 첫 주 9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흥행을 이룬 바 있다. 국내에서는 가수 옥택연이 해당 영화에 출연한 것이 알려지면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품은 천재 셰프 오바나 나츠키(기무라 타쿠야)가 파리에서 미슐랭 3스타에 도전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미 도쿄에서 3스타를 획득한 그는 미식의 본고장 파리에서 아시아 셰프로서는 처음으로 3스타에 도전한다. 미슐랭 3스타는 ‘그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위해 일부러 여행할 가치가 있는가’를 기준으로 평가된다.

프랑스 심사원들은 신분을 숨긴 채 여러 차례 방문 후 재료의 질, 조리 기술, 조화, 개성, 완성도의 일관성을 확인한다. 그러나 오바나 나츠키는 강한 개성과 문화적 차이로 미식계의 냉대를 받고, 팀원들과도 갈등을 겪는다. 그 과정에서 한국계 캐나다인 파티시에 릭 유안(옥택연)을 만나 3스타를 위해 협력과 경쟁을 반복한다.

이번 영화는 요리를 소재로 한 이야기답게 화려한 조리 장면이 다채롭게 연출돼 관객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아시아 요리 문화 전반을 융합해 표현하며 요리에 대한 존중과 열린 시각을 보여줬다.

다만 무거운 팬을 흔들고 재료를 반복적으로 조리하는 모습에서 요리사들의 손목 건강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는 작품이기도 했다. 실제 손목 통증은 요리사들의 대표적 고질병으로 꼽힌다. 대한인간공학회지에 게재된 한 논문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종사 근로자의 육체적 부담을 조사한 결과, 통증 호소 부위로 ‘손·손목’이 가장 높은 76.2%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 직업군에게 흔히 나타나는 손목 질환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 증후군)’이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이 좁아지면서 그 안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질환이다. 손목 통증 뿐 아니라 손 저림과 같은 감각 이상 증상이 동반되고, 정교한 손동작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밤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일시적인 근육통으로 착각해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증상을 방치하면 물건이 손에 쥐어지지 않는 등 손목 건강이 악화될 수 있어 조기에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법은 다양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의통합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특히 정제된 한약재 성분을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는 손목 수근관 내 염증을 빠르게 줄이고 신경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근육 긴장을 완화하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통증을 경감시킨다.

실제 약침의 손목터널증후군 치료 효과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그중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소개된 자생한방병원 임상증례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를 받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군의 통증 숫자평가척도(NRS; 0~10)는 치료 전 매우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치료 3주 후 가벼운 통증인 1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요리사는 손목으로 맛을 만들어내는 직업군이다. 그러나 최고의 음식을 만드는데 집중하느라 정작 본인의 건강은 소홀하기 쉽다. 이에 평소 휴식과 스트레칭으로 손목을 보호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으며, 그럼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전문적 치료를 권한다. 건강한 손목이 최고의 요리를 만드는 전제 조건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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