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육군 대장)이 주한미군 장병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에 전쟁기념관 견학을 포함시킬 가능성을 내비쳐 눈길을 끈다. 브런슨 사령관은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과 유엔군사령부 사령관도 겸임하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오른쪽)이 기념관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쟁기념사업회 제공 31일 전쟁기념관 운영 주체인 전쟁기념사업회에 따르면 브런슨 사령관은 전날 휴가 중임에도 군복 차림으로 서울 용산 기념관을 방문했다. 가족과 함께한 그는 6·25 전쟁을 주제로 한 3곳의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며 전쟁 발발부터 휴전에 이르는 역사적 과정을 섭렵했다. 제1전시실은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부터 같은 해 9월 28일 국군의 서울 수복까지, 제2전시실은 서울 수복 직후인 10월 1일 국군의 38선 돌파와 북진부터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까지의 역사를 각각 다룬다. 제3전시실은 6·25 전쟁 당시 한국을 적극 도운 유엔군 활약상을 집중 조명한다. 미국은 3년이 조금 넘는 전쟁 기간 동안 연인원 178만여명의 장병을 한국에 보냈고 그중 3만6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브런슨 사령관과 만난 전쟁기념사업회 백승주 회장은 “역사는 단순한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자산”이라며 “6·25 전쟁과 한·미 동맹의 형성 과정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평화·안보를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념관에서 매월 1회 열리는 ‘용산 특강’에 브런슨 사령관이 강연자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 2024년 12월 부임해 한국 생활이 1년을 넘긴 브런슨 사령관은 “한국에서 내가 경험한 것을 한국 국민과 나누고 싶다”며 긍정적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군사적 임무 수행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동맹의 출발점”이라며 “주한미군 장병들이 한국 사회와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주한미군 교육 프로그램에 전쟁기념관 견학을 포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4년 개관한 전쟁기념관은 요즘 연간 300만명의 내외국인이 찾는 한국 최고의 관광 명소로 부상했다. 2024년 307만명을 기록한 기념관 방문객은 올해 들어선 지난 10월 26일에 이미 누적 방문객 300만명을 돌파했다. 기념관 관계자는 2025년 전체 방문객을 약 350만명으로 추산했다. 기념관을 찾는 외국인 대부분은 6·25 전쟁 당시 한국에 전투 병력을 보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16개국과 의료진을 파견한 스웨덴 등 6개국 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